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여정 한마디에 '벌벌'…굴종적 대북정책은 '지양' 않고 '지향'하나 [박영국의 디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6.10.24 05:00
수정 2026.10.24 05: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이재명 대통령, "굴종적 외교 지양해야 한다"더니 대북관계는 '굴종'

北 지뢰 도발에도 대북 확성기 재개 미온적…북한이 먼저 대남 확성기 가동 위협

김여정 발언마다 굴종적으로 호응하는 정동영…파면 못 하는 대통령

북한에 약점 잡혔나…북한에 굽힐수록 '대북송금 몸통' 의혹 커져

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9월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웃고 있다.ⓒ뉴시스


“언제나 당당한 대한민국만을 위한, 대한민국의 국익이 지켜지는 외교를 해야 한다. 국가 간 관계에 있어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외교정책과 관련해서 한 발언입니다. 백 번 옳습니다.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 비굴하게 쩔쩔매는 꼴은 보이면 안 되겠죠.


그런데 대북정책은 이런 스탠스에서 예외인 듯합니다. 김여정. 우릴 적대시하는 북한의 최고권력자 김정은의 동생이자 노동당 총무부장인 이 사람이 한마디 할 때마다 대통령 이하 모든 정부 조직과 심지어 여당까지 쩔쩔맵니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이 언급한 ‘굴종적 태도’의 전형입니다.


그 김여정이 지난 22일 전 국경선에 ‘새로운 대응 수단’이 임무 대기에 들어갔고, 수일 내 대남 확성기도 대기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달여 전인 9월 21일, 최전방을 지키는 우리 군인 3명이 비무장지대(DMZ) 수색 작전 중 북한의 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우리 대통령은 북한에다가는 찍소리도 못 하고 ‘불의의 사고’라고 둘러대는 굴종적 태도를 보였었죠. 그 와중에 북한이 적반하장으로 공세에 나선 겁니다.


확성기는 당초 우리가 북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언급됐었습니다. 하지만 대북 확성기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철거해 버린 상태입니다. 다시 설치하는 게 물리적으로 크게 힘든 일은 아니지만 그걸 결정하는 과정은 힘든가 봅니다. 본인의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는 꼴이 되니 그런 걸까요.


명목상으로는 우리 국민이 입을 피해를 우려한답니다. 우리가 확성기를 틀면 북에서도 틀고, 그게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고통이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우리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가해자인 북한에서 역으로 대남 확성기를 틀겠다고 위협합니다. 정부는 국민 피해를 핑계로 효과적인 대응 수단을 포기했지만, 결국 국민은 피해를 입게 됐습니다.


국가든, 개인이든, 심지어 짐승이든,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먼저 약점을 내보이는 건 어리석은 일입니다. 기싸움에서 이기면 상호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있지만, 드러누워 배를 까 보이면 일방적으로 당하게 됩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비굴하게 까 보인 배를 덥석 문 겁니다.


정동영 필두로 도 넘는 '대북 굴종'…돌아온 건  "어리석고 한심한 것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 ⓒ뉴시스

김여정의 이런 발언에 청와대는 아무 입장표명이 없습니다. 그토록 소통을 강조하며 밤낮으로 SNS에 열심인 이재명 대통령도 유독 김여정의 발언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습니다.


대북 관계를 책임지는 통일부는 하루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여정 부장은 9월 30일 지뢰 폭발 사고 관련 담화 이후 지금까지 총 열 차례 대남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지뢰 폭발 사고, 미사일 발사, 대북 인도 협력, 국경 요새화 등의 이슈들을 연계하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그걸 “이례적으로 보이긴 한다”고만 했습니다.


이 통일부가 문제입니다. 통일부의 수장 정동영 장관이 바로 굴종적 대북정책의 선봉입니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한 북한의 입장 표명이 있을 때마다 찰지게 호응합니다. 북한이 통일 의지를 접고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자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 칭하고, 남북관계를 ‘한조관계’라고 표현하며, 통일부 장관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통일이라는 얘기는 폭력적’이라고까지 한 게 대표적입니다. 그 외에도 그의 근무지가 서울인지 평양인지 혼동케 하는 발언은 수없이 많습니다.


이 대통령이 정 장관을 파면하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그의 대북 굴종 발언을 계속해서 용인하는 걸 보면 그의 언행은 곧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에 잘 보이기 위한 이런 처절한 노력이 조금이라도 성과를 보였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고개를 조아리고도 돌아오는 건 멸시와 천대입니다. 김여정은 이재명 정부에 대해 “나는 이미 문재인, 윤석열 정권도 상대해 보았지만 지금 정권의 ‘달구지’에 몸을 실은 자들만큼 어리석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것들은 처음 본다”고 평합니다.


'선(先)비핵화론 폐기'에 '북핵은 방어용'까지…북한 '핵 보유국 인정' 빌드업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관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굴종적 대북정책에 대해 진보 진영이 대북 강경론자의 입을 닫게 할 만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북핵’일 겁니다. ‘핵보유국을 상대로 전쟁이라도 벌이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나온다면 반대 논리가 약해집니다.


물론 국제사회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오히려 나서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려 안달이 난 듯합니다. 그 일도 정동영 장관이 앞장섭니다. 그는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수시로 던지며 ‘선(先)비핵화론 폐기’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정 장관은 ‘북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3대 국가 중 하나’라며 유사시 미국이 우리에게 핵우산을 제공해 줄 여지조차 없애버리려 합니다.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당할 우려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미국 국민이 우리나라에 핵우산 제공을 허용할 리 없으니 말입니다.


그동안 진보 정권이 북핵을 빌미로 한 굴종적 대북 관계를 만드는 과정에서 진행해 온 ‘빌드업’은 기괴하기까지 합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할 리 없다’(김대중 전 대통령)고 했다가 북한이 핵 개발 의지를 보이자 ‘북한은 핵을 개발할 능력이 없다’(노무현 전 대통령)고 하더니 북한의 핵 개발 성공이 기정사실화 되자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다’(문재인 대통령)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재명 정부에 이르러서는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선비핵화를 포기하고 평화체제를 우선 구축해 퍼주기부터 하자고 합니다. 대통령 본인은 북한 핵이 ‘방어무기’라며 비핵화 무용론의 근거를 만들어줍니다.


북한 대남확성기 가동하면 대북확성기로 대응할까…확성기 틀어도 '내용'이 문제


박정천 북한 국방성 고문이 지난 20일 남부국경 요새화 공사 현장의 주요 지점들을 리일환 노동당 비서와 김여정 당 부장, 인민군 총참모부 주요 지휘관들과 함께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남확성기를 언제 가동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재명 정부를 우습게 보고 있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객관적 사실이고, 만만한 상대에게는 아주 작은 빌미로도 일을 벌일 수 있게 마련입니다.


과연 북한이 확성기를 통해 욕을 하든 기괴한 소리를 내든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까요. 비례성의 원칙대로라면 우리도 대북확성기를 재설치해 가동해야 하지만, 정부의 입장이 확고하진 않습니다. 군당국도 ‘북한이 먼저 틀면 우리도 검토하겠다’는 정도입니다.


대북확성기를 가동하더라도 그 내용이 문제입니다. 과거 대북확성기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유용한 수단이었던 건 확성기를 통해 북한 내부 소식을 정확하게 알려 북한 주민들을 동요시키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일가에 대한 언급도 그들에게는 타격이었습니다. 확성기를 운용하는 부대 명칭이 ‘국군심리전단’인 것도 그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재명 정부의 기조대로라면 확성기를 통해 기껏해야 걸그룹 노래나 들려주는 선에서 그칠 수도 있습니다. 심리전을 펼칠 게 아니라면 확성기를 틀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굴종적 대북정책의 배경은 북한에 약점 잡힌 대통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데일리안 DB

국가간 관계에 있어 굴종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던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유독 굴종적 태도를 ‘지향’하는 상황은 국민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5개 재판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고 그 중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도 있습니다. 경기도가 북한에 지원하기로 약속했던 황해도 스마트팜 조성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쌍방울그룹에 대납하도록 했다는 의혹입니다.


이 혐의와 관련해 이 대통령 밑에서 일하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방북 비용도 일부(230만 달러) 유죄로 판결 났습니다.


‘A가 B를 시켜 C로 하여금 D에 불법으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B는 유죄 판결로 수감 중이고, A에 대한 재판은 중단됐습니다. 돈을 받은 D는 재판 관할권 밖에 있습니다. 만일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A는 D에게 큰 약점을 잡힌 꼴이 되겠죠.


다들 아시겠지만 A는 이재명 대통령이고 D는 북한입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굴종적 태도를 보일수록 그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몸통이라는 의혹에 더 힘이 실립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에 사력을 다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덩달아 범죄자의 혐의를 덮기 위해 국회의원의 권한을 남용한 범죄집단으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그런 의혹으로부터 떳떳하다면,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대북 관계에서 당당함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설령 약점이 잡혔다 한들 그건 개인의 문제고,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은 분리해서 수행하는 게 큰 책임을 진 자의 도리가 아닐까요. 주적에 약점 잡힌 대통령. 이건 국민에겐 재앙입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