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계, 美 통상 압박에 공동 대응…반도체·AI 협력 확대
입력 2026.10.23 16:40
수정 2026.10.23 16:41
한경협·경단련, 제33회 한일재계회의 공동성명 채택
韓 CPTPP 가입 지지 재확인…USMCA 재검토에도 공동 대응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 공조 강화…첨단산업 인재 교류 확대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류진 한경협 회장, 츠츠이 요시노부 경단련 회장을 비롯한 양국 경제인들이 23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3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로운 60년의 서막, 한일 경제협력의 New Horizon'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양국 경제 동향과 전망을 공유하고 국제 공조, 에너지·자원 안보, 지방 활성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이와타 게이이치 스미토모화학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츠츠이 요시노부 경단련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류진 한경협 회장,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한경협
한국과 일본 경제계가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지원하는 한편 반도체·인공지능(AI)·핵심광물 등 첨단산업과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 정부가 CPTPP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한 상황에서 양국 재계가 가입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2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3회 한일재계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회의에는 류진 한경협 회장과 츠츠이 요시노부 경단련 회장을 비롯한 양국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양측은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지정학적 위험 고조가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안정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과 자유무역협정(FTA), 경제연계협정(EPA)을 토대로 규범 중심의 국제 통상질서를 유지하는 데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가입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양국 경제계는 한국의 CPTPP 가입이 역내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고 양국 기업의 무역·투자 및 제3국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정부의 가입 추진 일정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농어민과의 충분한 소통을 우선해야 한다며 연내 CPTPP 가입 신청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가입 추진 속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양국 경제계는 가입 지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측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와 관련해 협정이 안정적이고 투명한 무역·투자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협정 당사국에 공동으로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미·일 비즈니스 대화 등을 활용해 역내 경제계 간 연계를 확대하고 경제안보와 공급망 관련 현안에도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양국 기업의 이해관계를 국제무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AI·반도체·우주·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양국의 기술적 강점을 활용한 협력을 확대한다. 디지털 분야의 인재 교류를 활성화하고 신산업 국제표준 수립 과정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국 기업 간 상호 투자와 공동 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환경 개선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에너지·자원 공급망 협력도 강화한다.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는 공급과 활용을 확대하고 인증·표준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양국 수급 상황에 따라 유연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원유와 석유제품의 안정적 공급 및 비상시 대응을 위한 연계 가능성도 논의했다.
핵심광물 등 주요 자원은 공급망 다변화와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력을 추진한다. 일본이 제안한 '아시아 에너지·자원 공급력 회복력 강화 파트너십(POWERR Asia)'을 활용해 제3국에서 에너지·자원 관련 공동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저출생·고령화와 지방 인구 감소 등 양국의 공통 사회문제에 대한 대응도 협력 과제로 제시됐다. 지역기업과 스타트업 간 교류를 확대하고 지방공항·항만 등 교통망을 활용해 지역 간 경제협력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산업과 관광자원을 연계해 청년 취업·창업 기회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한경협과 경단련은 앞으로 양국 기업의 상호 투자와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협력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차기 제34회 한일재계회의는 2027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