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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고려아연, 지창배 관련사 363억 '셀프상환'"…고려아연 "근거 없는 의혹"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10.23 15:57
수정 2026.10.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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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2019~2020년 사채·CP 인수 거래 3건 문제 제기

"원아시아 펀드 투자금으로 고려아연 보유 채권 상환"

고려아연 "직접 금융투자와 운용사 펀드 투자 별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관련 회사에 대한 363억5000만원 규모의 자금 거래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사채와 기업어음(CP)을 인수해 자금을 공급한 뒤 자사가 출자한 펀드 투자금으로 이를 돌려받는 이른바 '셀프상환'이 세 차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서로 별개인 투자 거래를 자의적으로 연결한 의혹 제기라고 반박했다.


영풍·MBK는 23일 고려아연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지 대표와 관련된 회사들이 발행한 사모사채와 CP를 총 363억5000만원어치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후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 펀드가 해당 회사나 관련 회사에 투자했고 이 자금이 고려아연이 보유한 채권을 상환하는 데 쓰였다는 주장이다.


영풍·MBK가 문제 삼은 거래는 청호컴넷 사모사채 70억원, 영미디어이엔티 CP 93억5000만원, 에스더블유앤씨 사모사채 200억원 등 세 건이다.


첫 번째는 2019년 2월 고려아연이 청호컴넷이 발행한 사모사채 70억원을 인수한 거래다. 영풍·MBK는 이후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 펀드 자금이 해당 사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청호컴넷은 지 대표의 가족회사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같은 해 12월 고려아연이 영미디어이엔티가 발행한 CP 93억5000만원어치를 인수한 거래다. 영풍·MBK에 따르면 해당 자금은 디케이이앤엠과 라이브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쳐 이매진아시아의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하는 데 사용됐다.


약 3주 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 펀드에 96억원을 출자했고 해당 펀드는 영미디어이엔티가 보유한 디케이이앤엠 지분과 디케이이앤엠 신주를 인수했다. 영풍·MBK는 영미디어이엔티가 이 과정에서 유입된 자금으로 고려아연에 CP 93억5000만원을 상환했다고 주장했다.


2020년 3월에는 고려아연이 에스더블유앤씨가 발행한 사모사채 200억원을 인수했다. 에스더블유앤씨는 이 자금으로 청호컴넷의 100% 자회사인 세원을 인수했다. 이후 고려아연이 원아시아 펀드에 255억원을 출자하고 펀드가 에스더블유앤씨에 투자한 뒤 에스더블유앤씨가 고려아연의 사모사채 200억원을 상환했다는 게 영풍·MBK 측 설명이다.


영풍·MBK는 세 거래의 대상 회사와 중간법인은 달랐지만 고려아연이 먼저 자금을 공급하고 원아시아 펀드 투자 이후 고려아연 보유 채권이 상환되는 흐름은 같았다고 주장했다. 직접 보유한 채권은 상환됐지만 그 재원이 고려아연 출자금에서 나왔고 관련 회사의 부실에 따른 손실 위험은 펀드에 남았다는 것이다.


영풍·MBK 관계자는 "같은 거래가 세 차례 반복됐다는 점에서 이를 우연이나 펀드 운용사의 독립적인 투자 판단으로 보기 어렵다"며 "당시 고려아연 대표이사였던 최윤범 현 사내이사를 비롯해 누가 거래를 지시하고 결정했는지, 사업성과 회수 가능성 및 이해상충 여부에 대한 정상적인 검토가 이뤄졌는지 관계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했다.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 별개의 투자 거래에서 일부 시점과 금액, 자금 흐름을 연결해 하나의 의도된 구조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회사가 직접 집행한 금융투자와 원아시아 펀드 운용사가 집행한 투자 거래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여유 자금 일부를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지만 개별 투자 이후 자금이 여러 거래 상대방과 법인을 거쳐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모두 파악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또 펀드의 구체적인 투자처 선정과 투자계획 수립, 실사 및 투자 집행은 운용사가 주도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이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를 사전에 기획하거나 펀드의 개별 투자 집행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개별 법인 간 거래와 자금 이동, 각각의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일부 거래 내역과 금액 규모만을 연결해 하나의 의도된 자금 순환 구조로 규정하는 것은 의혹 제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MBK가 투자 주체와 피투자회사의 경영 주체를 구분해야 한다는 논리를 스스로 내세우면서 고려아연에는 펀드 출자자라는 이유만으로 운용사의 투자 판단과 자금 집행에 직접 관여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재무적 투자 목적으로 회사 여유 자금을 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왔으며 관련 법령과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투자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며 "일부 거래를 자의적으로 짜맞추고 확인되지 않은 추정을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는 소모적인 공세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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