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환율·유가·물류비 동시 충격 가능성…대응체계 재설계 요구 [美선거·K경제③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0.24 06:00
수정 2026.10.24 06:0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10일 남은 美 중간선거, 복합적 충격 관리 필요

통상 불확실성 커지고 금융시장 충격도 예상

한은 “민주당 승리해도 AI 규제 강화 압력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16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10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 이후 한국 정부가 준비해야 할 마지막 과제는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이 금융시장과 에너지, 해상물류를 거쳐 국내 물가와 기업 경영으로 전이되는 충격을 줄이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세가 수출기업의 비용을 높이는 직접적인 위험이라면, 환율과 금리, 국제유가, 해상운임의 변동은 그 부담을 확대하는 간접적인 위험이다. 정부가 통상 협상에만 집중해서는 한국 경제가 마주할 복합적인 충격을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감세와 재정지출, 통상정책의 연속성이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확보하면 예산과 재정정책을 둘러싼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4일 내놓은 ‘미국 중간선거 주요 쟁점 및 향후 정책 방향 전망’ 보고서에서 민주당 상·하원 모두 승리할 경우 AI 규제 강화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


보고서는 “대통령 인사권 견제 심화, 행정부에 대한 조사 확대 등으로 현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의료·복지지출 삭감 규모 축소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으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어느 경우에도 달러 가치와 미국 금리의 방향이 선거 결과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물가와 성장률,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국제유가와 지정학적 위험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미 알래스카주 와실라의 커티스 D 메나드 기념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환율 전망을 하나로 정해 정책을 설계하기보다 여러 상황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과 원화가 급격히 강세를 보이는 상황을 각각 가정해 업종별 영향을 분석하고, 수출기업과 수입기업의 손익 및 유동성 위험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화 약세와 국제유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면 에너지 수입 비용과 기업의 원가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율과 유가, 해상운임, 주요 수출국의 수요를 함께 살피는 조기경보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각 지표를 개별적으로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때 국내 산업과 소비자물가에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 분석해야 한다. 정부 부처와 금융기관, 수출 지원기관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지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


에너지 정책도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과 해상운송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상승이나 주요 해상교통로의 불안이 발생하면 생산비와 물가가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에너지 수급 차질에 대비한 비축과 대체 조달선 확보, 수입국 다변화, 산업 현장의 에너지 효율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해상물류 위험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 주요 항로의 분쟁과 운항 차질이 발생하면 우회 항로 이용으로 운송 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정부는 해운·항만·수출기업과 함께 주요 항로별 위험과 대체 운송 가능성을 점검하고, 물류 차질이 핵심 원자재와 수출 제품의 공급 중단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응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정책은 이러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 외부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지원 예산을 급격히 늘리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재정 여력을 약화할 수 있다. 정부는 사전에 위기 유형별 지원 원칙과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정 지원이 필요한 분야와 민간의 자구 노력이 필요한 분야를 구분해야 한다. 국내 생산 기반과 핵심기술, 에너지 효율, 수출 역량을 높이는 투자는 단기적인 비용 보전보다 장기적인 충격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


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 원장은 “이번 중간선거를 ‘트럼프 통상 정책의 강화냐 완화냐’라는 이분법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며 “관세에서는 ‘Brake’, 수출에서는 ‘Accelerator’, 산업정책에서는 ‘Co-pilot’ 세 힘의 조합을 바꾼다”고 전망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