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에 발목 잡힌 사이 기아 '바짝'…3분기 영업익 격차 1000억원대
입력 2026.10.26 06:00
수정 2026.10.26 06:00
현대차 3Q 영업익 2조5583억원 전망…전년比 0.8% 증가
기아는 67% 급증한 2조4417억원…격차 1166억원 불과
현대차 파업·판매 감소에 발목…기아는 글로벌 판매 호조
4분기 현대차 생산 정상화·기아 수익성 유지 여부 관건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데일리안 DB
현대차·기아가 올해 3분기 나란히 2조원대 중반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적의 방향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현대차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사이, 기아는 글로벌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다.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가 1000억원대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차그룹 내 실적 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컨센서스는 45조6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2조55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기아는 상대적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3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31조9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2조4417억원으로 67.0%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양사의 영업이익 격차다. 전망치대로라면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 차이는 1166억원에 불과하다. 매출 규모에서는 현대차가 기아보다 약 13조7000억원 앞서지만,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사실상 비슷한 수준까지 좁혀지는 셈이다.
수익성에서도 기아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예상 영업이익률은 5.6%인 반면 기아는 7.6%로 약 2%포인트(p) 높다. 같은 그룹에 속해 글로벌 생산·판매 기반과 주요 시장을 공유하면서도 생산 안정성과 판매 실적에 따라 수익성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 셈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기아의 영업이익이 현대차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달리 파업이 없었기 때문에 볼륨은 견조했고 분기 영업이익도 현대차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의 실적 둔화에는 국내 공장의 생산 차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노조의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이 이어지면서 생산과 출하에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일부 공장의 부품 수급 문제와 조업일수 감소까지 겹치며 판매 물량이 줄었다.
실제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도매판매는 약 91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판매량 감소는 매출 축소뿐 아니라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이어져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명절 연휴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상반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의 제조원가 반영으로 수익성 부담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 차질뿐 아니라 기존 모델의 노후화와 전기차 라인업 경쟁력도 현대차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신차 출시 주기가 길어지고 주요 차종의 판매가 감소하면서 파업에 따른 일시적인 생산 차질을 제외하더라도 판매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매출이 실제 전망치대로 감소한다면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2020년 2분기 이후 약 6년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2020년 3분기부터 이어온 분기 매출 증가 행진도 24개 분기 만에 멈춘다.
반면 기아는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을 늘리며 현대차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기아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84만6764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역대 3분기 기준 최대 판매 실적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24만4702대, 유럽에서 14만5834대, 인도에서 8만9242대를 판매하며 각각 8.5%, 17.6%, 38.5% 증가했다. 주요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판매 물량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판매 구성에서도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쏘렌토와 스포티지, 카니발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SUV 라인업이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를 이어간 데다 친환경차 판매 확대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아 역시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글로벌 시장의 경쟁 심화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지만, 향후 인센티브 확대 여부와 친환경차 판매 구성 변화에 따라 이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양사의 4분기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파업 종료 이후 국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된 만큼 생산 차질로 밀린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차 판매 확대와 고수익 차종의 공급 정상화가 맞물린다면 수익성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회복의 강도는 생산 차질 물량의 이연 판매 여부와 인센티브 및 원자재 비용 추이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아는 3분기에 이어 판매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판매 인센티브와 원가 부담을 통제하는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확인된 신차 중심의 물량 확대를 통해 부정적 환율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북미 하이브리드차와 유럽 전기차를 중심으로 이익 성장 기여도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각각 오는 29일과 30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