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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자사주 소송 1심 승소…"경영 압박 멈춰야" vs "즉각 항소"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10.22 16:58
수정 2026.10.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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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최윤범 회장 등 이사 10명 상대 청구 전부 기각

고려아연 "거액 소송으로 이사 압박·정상 경영 위축"

영풍·MBK "1조6000억원 차입…주주가치 훼손"

유상증자·준비금 사용도 문제 제기…항소심 판단 예고

고려아연 사옥 전경 ⓒ고려아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둘러싼 8370억원 규모 주주대표소송에서 법원이 이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대규모 차입에 따른 재무 부담과 주주가치 훼손을 간과한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김석범 부장판사)는 22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 이사 10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을 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송이다. 영풍은 2024년 11월 고려아연 이사들이 자사주 공개매수 등을 추진하면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해 회사에 약 837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소송을 냈다. 당시 고려아연이 주당 89만원에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기존 주가와의 차액만큼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이사들이 법률 자문과 가처분 사건 등을 검토해 내린 경영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았다면 선관주의의무나 충실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상법이나 정관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해 회사와 일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려 한 이사회의 경영 판단을 법원이 존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앞서 자사주 공개매수 중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데 이어 본안소송에서도 이사들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법원의 판단을 거쳐 진행한 공개매수에 대해 이사 개인에게 거액의 배상을 요구한 것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위축시키려는 목적이 아니었는지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소송과 의혹 제기, 여론전을 앞세워 회사와 경영진, 이사들을 압박하는 행태를 당장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거액의 소송이 반복되면 이사들이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회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풍과 MBK는 이사의 경영 재량과 외형적인 절차 이행을 중시한 나머지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 재무와 주주가치에 미친 영향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개인의 지배력 사수를 위해 회사에 1조6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차입금 부담을 지운 행위는 결코 '선관주의의무'에 부합하는 정당한 경영 판단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조원 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위해 대규모 차입을 일으키면서 고려아연의 순현금 재무구조가 순차입 상태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외부 자문이나 절차 이행만으로 이 같은 재무 부담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후 추진한 일반공모 유상증자도 문제 삼았다. 자사주 매입으로 발생한 차입금을 갚기 위해 2조원 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은 경영권 방어 비용을 일반주주에게 전가하려 한 시도라는 주장이다. 해외사업을 위해 쌓은 특정목적 임의준비금을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사주 취득 재원으로 사용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영풍과 MBK는 "상급심에서 이 사건 자기주식 공개매수의 위법성과 이사진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철저히 규명해 훼손된 고려아연의 기업가치를 바로잡고 파괴된 주주 권리를 기필코 회복하겠다"고 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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