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영남 안주론 안 된다…보수 빅텐트 필요"
입력 2026.10.21 22:27
수정 2026.10.21 22:48
영남 65석으론 국회 과반 역부족
수도권서 60~70석 얻어야 승리
한동훈·이준석·오세훈 연대 제안
보수 심장 대구경북부터 혁신해야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21일 TBC 유튜브 프로그램 '황상현의 Q'에 출연해 2028년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대통합론을 밝히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대구·경북 정치의 변화를 앞세운 보수 대통합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2028년 4월 총선에서 과반을 되찾으려면 영남 텃밭에 기대지 말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을 한데 모아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논리다.
유 전 의원은 21일 TBC 유튜브 프로그램 '황상현의 Q'에 출연해 "정치한 지 27년이 됐는데 최근 10년간 보수가 과거보다 훨씬 큰 위기에 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다시 바로 서는 데 제가 뭘 하더라도 꼭 역할을 하고 정치를 그만둬야겠다. 요즘 그 생각밖에 없다"며 보수 재건을 정치 인생의 마지막 과제로 꼽았다.
"영남 65석만으로는 과반 어림없다"
유 전 의원은 "서울·인천·경기를 합치면 122석이고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을 다 합쳐도 65석"이라며 "총선 승부는 수도권 122석에서 난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의 수도권 의석에 대해서는 "수도권에서 얼마 전 당선된 평택의 유의동 의원을 합쳐도 20석밖에 안 된다. 6분의 1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다음 총선에서 과반을 하려면 수도권 122석 가운데 최소 60석 내지 70석을 얻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지금보다 40석 내지 50석을 더 이겨야 한다"고 계산했다. 이를 위해 "투표 때마다 특정 정당을 무조건 찍는 게 아니라 정책과 사람을 보고 찍는 수도권 중도 유권자와 청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또 "지금 모습으로는 영남 65석은 이길 수 있겠지만 절대 과반을 못 한다"고 경고했다.
"대권 경쟁은 총선 이긴 뒤 각자 몫"
유 전 의원은 총선 승리를 위한 해법으로 보수 진영의 통합을 제시했다. 통합 대상으로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천하람·이주영 의원 등을 거론하면서 국민의힘의 차기 전당대회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는 한동훈 의원이 들어오고 싶어도 복당을 못 하고 있고 개혁신당 세 분도 못 들어온다"고 비판했다.
통합의 판단 기준은 총선 승리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앞으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기준은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라며 "분열해서 그 사람들이 따로 나와 표를 가져가는 것보다 합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울타리 안에서 지지고 볶고 싸우는 것, 2030년 대선 후보가 누가 되느냐는 둘째 문제"라며 차기 대권 경쟁보다 총선 승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한동훈 의원과 이준석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유 전 의원의 결합 가능성을 묻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들 욕심 있고 자존심 강하지만 다음 총선 승리는 보수 유권자 전체에게 너무나 큰 목표"라며 "총선에서 이기고 나서 각자 갈 길을 가고 욕심낼 것은 내라. 합쳐서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나누자고 설득하면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 때도 같은 논리가 나왔지만 결과는 참패였다는 진행자의 지적에는 "그때 지는 데 1등 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잘못한 것도 있었겠지만 윤 대통령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비용 대납' 사건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7월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23일 열린다.
"누가 더 못하나 경쟁하는 정치"
유 전 의원은 이재명 정부를 향해 "부동산, 주식, 물가, 청년 일자리까지 반도체 하나 잘나가는 것 말고는 경제가 아주 안 좋다"며 "최근 지뢰 도발 사건도 있었지만 안보도 정말 걱정"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을 향해서도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하는 바람에 저런 분이 대통령이 되고 국군 통수권자가 되도록 손쉽게 헌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개딸' 같은 강경 지지층에만 호소해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대통령도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장 대표에게 개인적 감정은 전혀 없다"면서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지금 국민의힘의 정치가 제대로 된 보수냐 하면 저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잘하기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못하나 경쟁을 하면서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니 나라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전략에 대해서도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하면 뭐 하느냐. 민주당은 특별법이고 예산이고 하고 싶은 대로 다 통과시킨다"며 "빨리 힘을 되찾아 와야 한다"고 했다.
11년 전 '개혁보수' 연설 다시 꺼내
진행자가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유 전 의원이 내건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는 보수'를 상기시키자 그는 "11년 전 제가 했던 말과 비교하면 지금 국민의힘이 정의로운 보수, 따뜻한 보수, 진실된 보수, 책임지는 보수를 하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제 평가가 아니라 많은 국민께서 아니라고 평가하실 것"이라며 "노선과 정책, 정치 철학, 자세와 태도, 인적 구성원의 경쟁력까지 다 잘못됐다"며 전면 쇄신을 주문했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부터 바뀌어야"
유 전 의원은 "대구·경북 정치가 구태의연한 옛 시대에 머물러 있으면 우리나라 보수는 안 바뀐다"며 "한국 정치가 잘되길 바란다면 대구·경북에서 좋은 의미의 변화를 같이 하자고 오래전부터 당원과 시민, 도민들께 말해 왔다"고 호소했다.
유 전 의원은 2020년 총선 불출마에 대해 "바른정당에서 3년 동안 개혁보수를 해보자고 했다가 잘 안 돼 자유한국당과 합쳤고 그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2024년 총선을 두고는 "뜻은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워낙 힘이 셀 때라 그렇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대구 시민들이 뽑아주셔서 국회의원을 4선을 했고 대선에도 도전했지만 최근 상당히 오랜 기간 안 풀린 것은 사실"이라고 자신의 정치적현실도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