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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손잡고 1294억 펀드…지역기업 키운다

대구 =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입력 2026.10.21 20:49
수정 2026.10.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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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은행·기업·대학 함께 출자

블라인드 펀드에 1164억 우선 배정

로봇·반도체·바이오 유망기업에 집중

내년 2분기부터 기업 투자 본격 시작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통합 지역성장펀드' 결성식에서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 등 참석자들이 펀드 출범을 알리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구시

대구시와 경북도가 21일 1294억원 규모의 '대구·경북 통합 지역성장펀드'를 출범시켰다. 벤처투자 자금이 수도권에 쏠리는 상황에서 두 시·도가 힘을 합쳐 지역 창업·벤처기업에 돈을 대기 위해 만든 펀드다. 시·도는 실제 투자 단계까지 합쳐 2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만들고 이 가운데 80% 이상을 대구·경북 기업에 투자하도록 할 계획이다.


양 시·도는 이날 대구 엑스코 동관 1층에서 결성식을 갖고 펀드 운영을 본격화했다.


이번 펀드는 두 단계로 돈이 흘러가는 구조다. 먼저 여러 기관의 출자금을 한데 모은 '모펀드'를 만든다. 모펀드는 기업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다. 대신 전문 투자회사가 운용하는 여러 '자펀드'에 돈을 나눠 넣고, 자펀드가 유망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자펀드 단계에서 운용사가 추가로 투자자를 모으면 전체 투자금은 모펀드보다 커진다.


모펀드 1294억원의 종잣돈은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놓은 정책자금인 '모태펀드' 750억원이다. 지자체 출자금 143억원과 은행·기업·기관 자금 401억원이 여기에 보태졌다. 출자자 명단에는 대구시·경북도·구미시·김천시 등 지자체를 비롯해 iM뱅크·IBK기업은행·NH농협은행·하나은행 등 금융기관, 이수페타시스·한국OSG·화신 등 지역 기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경북대학교 등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모펀드 재원의 90%인 1164억원은 투자할 기업을 미리 정하지 않고 운용사가 직접 발굴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들어간다. 지역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로컬창업펀드와 혁신벤처펀드, 지역에 기반을 둔 액셀러레이터(초기 창업기업 발굴·육성 기관)와 벤처캐피털(벤처기업 전문 투자회사) 전용 펀드 등이다.


남은 130억원 가운데 70억원은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두고 돈을 넣는 '프로젝트펀드'에, 60억원은 이미 투자받은 기업이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갈 때 추가로 지원하는 '후속투자'에 배정됐다. 모펀드 관리는 중기부 산하 한국벤처투자가 맡는다. 자펀드를 운용할 투자회사는 공개 모집과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투자의 무게중심은 기술창업에 실린다. DGIST 등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이 우선 대상이다. 로봇·모빌리티, 헬스케어·바이오, 반도체, 첨단제조 등 대구·경북 성장산업의 유망기업에도 자금이 집중된다. 대구시는 창업 초기부터 성장기까지 기업이 단계마다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자펀드를 설계하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와 추경호 대구시장이 21일 '대구·경북 통합 지역성장펀드' 결성식이 열린 대구 엑스코에서 대화를 나누며 이동하고 있다. ⓒ경북도

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벤처투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몰렸다. 이번 펀드는 대구·경북의 첨단 미래산업과 창업기업으로 투자금이 흘러들게 하는 창구가 된다.


한국벤처투자와 대구시는 주요 출자자로 꾸린 운영위원회에서 자펀드의 세부 구성을 확정한 뒤 내년 1월 자펀드 운용사 모집에 들어간다. 내년 1분기 중 운용사를 뽑고, 2분기부터 자펀드를 만들어 기업 투자에 나선다는 일정이다.


시는 지역 창업지원·산업육성기관 등과 협력해 유망기업을 수시로 발굴할 계획이다. 기업과 투자사가 만날 기회를 늘리기 위해 매달 투자설명회도 마련한다.


결성식은 2부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iM뱅크·한국벤처투자·기술보증기금이 '대경권 벤처생태계 활성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부에서는 한국벤처투자가 펀드 운용 방향을 소개했고, 경북대가 대구·경북 창업생태계와 벤처투자 현황 연구 결과를 내놨다. 지역 투자사 등이 참여한 패널토론이 뒤를 이었다.


행사에는 추경호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1차관, 김장호 구미시장 등 정부·지자체 관계자와 금융권·출자기관·투자사 관계자 100여명이 자리했다.


이 지사는 환영사에서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결국 인재들이 마음껏 창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지방의 자금을 마중물 삼아 대구·경북에서 창업하고, 투자받고,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추 시장은 "대구와 경북의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고 지역의 청년창업기업과 딥테크기업 등이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혁신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투자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상현 기자 (scoop@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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