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소환 이어 공관원 철수까지…對우크라 압박 높인 정부, 출구전략은
입력 2026.10.22 05:30
수정 2026.10.22 05:30
대사 소환에도 우크라 태도 변화 없어…공관원 절반 철수 결정
정부, 사과·재발 방지 요구 고수…우크라는 "이미 종결된 사안"
외교적 압박 실효성 의문…갈등 장기화 속 관계 정상화 해법 안갯속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에 대해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에 이어 공관원 일부 철수까지 결정하며 외교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측은 여전히 사과를 거부하고 있어 양국 관계가 장기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잇따라 강경 조치를 취하고도 상대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위한 출구전략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우크라이나 현지 공관원 일부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지난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철수 규모는 전체 공관원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조치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측의 전향적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며 현지 공습 위협에 따른 안전 확보의 어려움 등을 철수 결정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윤지완 대사대리를 중심으로 외교 소통은 유지하고 영사 업무 인력도 전원 잔류한다.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보다는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면서 최소한의 소통 창구는 남겨두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갈등은 지난달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한국 정부는 양국 간 비공개 합의를 위반했다며 공식 해명과 사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주한우크라이나대사대리를 초치한 데 이어 대사 소환과 공관원 철수까지 대응 수위를 높였다. 반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해당 논란을 "종결된 사안"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추가 사과에 선을 그었다.
이재명 정부가 이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북한군 포로의 신변 안전과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을 고려한 판단이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에 남아 있는 포로 가족의 안전뿐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러관계에 미칠 영향까지 감안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로 유지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군 포로 송환은 "외교, 안보, 한반도 정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비공개 합의를 어긴 우크라이나 측에 유감을 표했다. 외교적 합의의 신뢰성과 국가 위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명확한 사과 없이 사안을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갈등 해소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추가 조치가 실질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우크라이나 측과의 협의 상황에 대해 "양국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하고 있지만 현재 추가로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공관원 철수 이후 우크라이나 측의 반응에 대해서도 "외교당국 간 소통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관원 철수가 마지막 단계의 대응인지에 대해서는 "외교적 조치를 강도에 따라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 않아 현 상황을 특정 단계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