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어 경찰 향하는 李의 '개혁 시선'…청장 인선이 첫 시험대
입력 2026.10.22 06:00
수정 2026.10.22 06:00
경찰의 날 "커진 수사권엔 민주적 통제"
국가경찰위 강화·수사 독립 점검 장치 주문
청장 공백 장기화…李 "인사 많이 왜곡"
靑 "길게 끌 것 같지는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퇴장하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메시지가 검찰에서 경찰로 옮겨가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검찰개혁의 제도화가 마무리되자, 수사·기소 분리로 권한이 커진 경찰에 대한 견제와 통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모양새다. 다만 이를 이끌 경찰청장 자리는 여전히 비어 있어, 청장 인선이 경찰개혁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제81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 기념사에서 "70여 년간 유지돼 온 우리 형사사법체계가 전면 개편되면서 경찰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경찰의 책임도 더 커졌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민의 것"이라며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적 권한과 역할을 강화하고, 경찰 수사를 독립적으로 점검할 장치를 갖춰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보완수사권 부재에 따른 공백에도 대비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공소청·중수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보완수사권 부재로 인한 공백이나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도 빈틈없이 취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관계성 범죄와 무차별 범죄에 대해서는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날 X(옛 트위터)에도 '국민의 신뢰에 답하는 경찰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경찰의 권한은 국민의 신뢰에서 비롯된다"며 "내부 자정과 실효성 있는 외부 통제를 통해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지켜가야 한다"고 적었다.
경찰 통제 메시지는 전날부터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권한이 아무리 커져도 국민의 신뢰가 없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강력한 내부 자정과 외부 통제 제도 마련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같은 자리에서 김지용 중수청장에게도 "네 편 내 편 가리지 말고 일체의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주문했다. 검찰개혁 이후 새로 힘이 실린 수사기관들에 이틀 연속 '권한보다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검찰개혁 과정에서 제기된 '경찰 권한 비대화' 우려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의 직접수사가 사라진 상황에서 경찰 수사를 견제할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대통령이 직접 통제 장치 마련을 주문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려 한다는 것이다.
관건은 장기화된 경찰청장 공백이다. 경찰은 현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춘추관 티타임에서 "경찰청장 인사가 늦어지는 것도 지적이 있다"며 "인사가 많이 왜곡돼 있다. 내란 사태를 겪으며 내란에 대한 문책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쓸 자원이 그렇게 녹록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도 인선을 서두르는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경찰청장 공석이 길어지는 데 대한 비판을 다 듣고 계시고, 티타임에서도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를 직접 설명하신 것"이라며 "지금은 인사를 고민하고 계신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치안정감 가운데서 올려야 하는데 대상이 한정돼 있고, 그간 내란 문제도 있었다"며 "적절한 분이 있다면 검증을 거쳐 임명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아주 길게 시간을 끌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언제, 누가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국가경찰위원회 권한 강화와 경찰 수사 점검 독립 장치의 형태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새 경찰청장이 임명된 뒤에야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청장 인선 시점이 경찰개혁 속도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