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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한밤의 X 짜릿한가? [정상환의 시대읽기]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10.22 06:00
수정 2026.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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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답변 공개한 대통령, 국민 질문엔 답하나

팔로워 130만…'좋아요'가 민심은 아냐

국무회의 생중계, 반대 가능한 것과 실제 달라

'X 기자 문답' 제안…"듣는 통로도 넓혀야"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들어가기 전 먼저...


원고를 보내고 나니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이 대통령이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논란과 관련해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며 그 답변을 X에 공개했다.


본인도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어딘가 찜찜했기에 한밤중 AI에게 물어봤을 것 같다.


그런데 자기 생각에 딱 맞는 답변을 얻었으니 얼마나 짜릿했겠나.


쾌재를 부르며 X에 올리는 모습이 그려진다.


AI는 유용한 도구다. 하지만 AI의 답변이 곧 법적 판단이나 논쟁의 결론이 되는 것은 아니다.


AI에게 물어보는 대통령.


그렇다면 국민의 질문에는 어떻게 답하고 있을까?


'SNS는 나의 목숨줄이다.'


이 대통령은 SNS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단칼에 잘랐다. 덧붙여 언론 접촉과 현장 방문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답다. 변방의 정치인에서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성공방식을 쉽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실 대통령이 SNS를 하든 말든, 얼마나 자주 하든 왈가왈부할 일은 아닐 수 있다.


답답해서 쓸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알리거나 성과를 자랑하고 싶을 수도 있다. 대통령이라고 개인의 소셜미디어 활동까지 일일이 참견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나 역시 그의 SNS 활동 자체에 큰 관심이 없다.


다만 국민으로서 우려하는 것은 그가 대한민국의 최고지도자라는 사실이다.


SNS를 하루에 몇 번 하느냐가 문제는 아니다. 국정을 이해시키고 국가의 미래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글이라면 하루 100개라도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짧은 언급 하나에도 외교 현장이 긴장하고, 여당 내부가 술렁이며, 투자자의 판단과 시장의 기대가 흔들릴 수 있다.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마디는 국민의 기대와 불안에도 영향을 미친다.


SNS의 짜릿함, 국정의 무게


SNS 플랫폼마다 고유한 생태계와 이용 동기가 있다. 인스타그램이 과시의 공간이고 페이스북이 자신의 정체성과 관계를 확인하는 장이라면, X는 짧은 문장으로 생각과 감정을 즉각 표출하고 지지층의 실시간 반응을 끌어내는 공간에 가깝다.


대통령은 X의 속도와 감정적 문법에서 짜릿한 손맛을 느낄지도 모른다.


즉각적인 반응이 돌아오고, 지지자들의 호응이 이어진다.


대통령의 야밤 게시물은 즉각적인 반응을 끌 수 있다. 그러나 국정에 대한 신뢰까지 높여준다는 보장은 없다.


이 대통령의 X 팔로워는 130만명 안팎이다. 상당한 규모다. 하지만 팔로워 수가 국민의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좋아요'가 민심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5000만 국민의 여론을 가늠하기에는 턱없이 제한된 표본이다.


SNS는 반응이 빠르고 선명하다.


대화의 주제도, 반응할 상대도, 답변의 범위도 대통령이 선택한다. 자신의 메시지에 호응하는 사람들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듣기 불편한 질문이나 반대 의견은 비켜 갈 수 있다.


잠 못 이루는 밤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계면쩍어질 수 있다. 삭제를 눌렀을 때는 이미 파장이 커진 뒤다. 그런 경우 있지 않나?


장수에게 칼은 전장의 무기지만, 왕에게는 권위의 상징이다. SNS도 마찬가지다. 정치인 이재명에게 SNS는 공격형 무기였지만, 대통령 이재명에게는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설득의 도구여야 한다.


말을 직접 한다고 직접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이 반응한다고 많이 듣는 것도 아니다.


공개한다고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국무회의 생중계도 마찬가지다. 회의를 공개하면 자유로운 토론이 어렵다는 지적에, 대통령은 장관들이 반대 의견을 개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물론 반대를 금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는 다른 문제다.


심리학에는 다원적 무지, 동조 현상, 집단사고처럼 개인이 명시적인 강요를 받지 않아도 집단의 분위기와 다수의 견해에 영향을 받는다는 개념들이 있다. 속으로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동의한다고 생각해 침묵하기도 하고, 다수의 의견에 맞추느라 자신의 판단을 접기도 한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면이 있다. 사장님이 짜장면 먹겠다는데, 피자 먹자고 하기엔 좀 그렇다. 대통령 앞에서 장관들이라고 다를까. 자칫 회의는 했으나 업무보고로, 토론은 했으나 받아 적기로 끝날 수 있다.


예컨대 리얼 예능도 카메라 앞에 있다고 모두 리얼인 것은 아니다. "편하게, 자유롭게 하세요." 이 말이 오히려 사람을 움츠러들게 할 수 있다. 시청자가 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스럽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과의 소통을 늘 강조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라디오의 '노변정담'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말을 걸었고,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질문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이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투표한 질문에 답하는 타운홀을 열었으며,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도 소셜미디어 생중계로 국민의 질문에 답했다. 다만 이런 시도들은 정례적인 대통령 기자 문답 제도라기보다 이벤트성 프로그램에 가까웠다.


말하는 X에서 답하는 X로


디지털 시대, 소통의 방식도 달라졌다.


이 대통령에게 SNS를 줄이라고 할 생각은 없다. 대신 제대로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때마침 이 대통령은 기자 접촉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일방적인 발신에 머물지 말고,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그래서 깜찍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한다.


매주 또는 격주로 일정한 시간을 정해 대통령이 SNS 기자 문답을 진행하는 것이다.


출입 기자 가운데 2~3명이 현안에 대해 질문하고 대통령이 직접 답한다. 필요한 경우 후속 질문도 허용한다.


평소 하던 X에서 실시간으로 진행하면 된다.


쉽게 말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출근길 기자 문답'을 X에서 하자는 것이다.


대통령이 의제를 설정하는 X가 아니라, 질문으로 대통령의 답변을 얻는 X는 꽤 흥미로울 것 같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에 직접 답하는 것이다.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은 그렇고 그런 홍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불편한 질문까지 받아들이는 질의응답은 지도자의 성실함과 책임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질문을 미리 제한하거나 후속 질문을 막는다면 또 하나의 연출된 행사로 조회 수는 급감할 것이다.


말하는 통로를 넓힌 만큼 듣는 통로도 넓혀야 하지 않을까.


국민주권 정부라면, 대통령이 의제를 주도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민의 물음에 대통령이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소통은 말을 많이 하는 데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의 불편한 질문에도 답할 때 완성된다.


ⓒ

글/ 정상환 자유시장연구소 연구위원


※외부 필진 칼럼입니다.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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