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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구서 첫발 뗀 '탑텐 2.0'…디지털로 SPA 경쟁 돌파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10.21 16:05
수정 2026.10.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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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점 341평 규모 리뉴얼…'탑텐 2.0' 첫선

전자 가격표·디지털 사이니지 도입…온·오프라인 연계 강화

강남·명동 등 핵심 상권 확대…고객 중심 매장 전환

3층은 남성복과 키즈 상품으로 채워졌다. 탑텐의 대표 기능성 제품인 '에어테크'를 비롯해 플러피플리스, 데님·팬츠 등이 전면에 배치됐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신성통상의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탑텐이 디지털 전환을 앞세워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지난 14년간 매장 수를 늘리며 외형 성장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 개선으로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매장 운영 방식을 전환하는 이른바 '탑텐 2.0'의 첫 출발점으로 대구 동성로점을 낙점했다.


21일 오전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한복판에는 큼지막한 'TOPTEN10' 로고를 내건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각양각색의 간판과 상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거리에서 간결하면서도 큼직한 브랜드 로고를 전면에 내세워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어느 방향에서 접근하더라도 매장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외관을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오는 23일 정식 개장을 앞둔 탑텐 대구 동성로점은 지상 3층, 판매면적 1128.5㎡(약 341평) 규모로 조성됐다.


매장 내부는 기존 SPA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빼곡한 상품 진열과 종이 안내문 대신 여유로운 동선과 디지털 화면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전자 가격표에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활성화한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해당 상품의 온라인몰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상품의 상세 정보는 물론 온라인몰에서 진행 중인 할인 행사와 관련 콘텐츠까지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매장 곳곳에 부착됐던 종이 가격표와 행사 안내문은 전자 가격표시(ESL)와 디지털 사이니지로 대체됐다.


또한 고객은 상품 옆에 설치된 전자 가격표를 통해 가격과 프로모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전자 가격표에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활성화한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해당 상품의 온라인몰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상품의 상세 정보는 물론 온라인몰에서 진행 중인 할인 행사와 관련 콘텐츠까지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옷을 고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쇼핑 경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상품 진열 방식도 달라졌다. 기존에는 한정된 공간에 최대한 많은 상품을 배치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얼마나 쉽게 찾을 수 있는지에 무게를 뒀다.


이를 위해 탑텐은 새로운 상품 진열 체계인 '시스템 픽스처 2.0(System Fixture 2.0)'을 도입했다. 기존 60㎝ 단위로 나뉘었던 벽면 진열 구조를 180㎝ 규모로 확대해 동일 상품의 다양한 색상과 소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2층 여성복 매장에서는 니트와 스웨터, 플러피플리스 등 가을·겨울 주력 상품들이 색상과 소재별로 가지런히 진열돼 있었다.


특히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색상별로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 다양한 선택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었다. 여러 진열대를 돌아다니거나 옷을 일일이 들춰볼 필요 없이 원하는 색상과 사이즈를 살펴본 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를 수 있어 편리했다.


3층은 남성복과 키즈 상품으로 채워졌다. 탑텐의 대표 기능성 제품인 '에어테크'를 비롯해 플러피플리스, 데님·팬츠 등이 전면에 배치됐다.


특히 에어테크 충전재를 활용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품의 가벼움과 보온 기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키즈 공간에서는 베이비부터 토들러, 주니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상품을 선보였다. 가족 단위 고객이 한 공간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구성해 패밀리 브랜드로서의 강점을 부각했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키즈 공간에서는 베이비부터 토들러, 주니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상품을 선보였다. 가족 단위 고객이 한 공간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구성해 패밀리 브랜드로서의 강점을 부각했다.


지역의 특색을 매장에 녹여낸 점도 눈길을 끌었다. 탑텐은 이번 리뉴얼을 맞아 대구의 지역적 특색을 담은 '탑텐 인 더 시티 대구((TOPTEN IN THE CITY DAEGU)'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특히 1층에는 전순이 자수 명인이 현장에서 직접 자수를 놓는 시연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었다. 붉은 한복을 차려입은 전 명인이 매장 한편에 앉아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수를 놓는 모습은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빠른 상품 회전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SPA 매장에서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전통 자수 작업을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 밖에도 지역 캐리커처 작가가 고객의 얼굴을 그려 티셔츠로 제작해 주는 체험 공간도 조성됐다.


아울러 탑텐 직원들이 직접 선정한 대구의 맛집과 문화 공간을 소개하는 코너도 운영되고 있었다.


심판섭 탑텐 운영본부 전무가 새로 리뉴얼된 대구 동성로 매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탑텐의 이 같은 매장 리뉴얼 배경에는 국내 SPA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실제 국내 SPA 시장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주요 SPA 브랜드의 매출액은 유니클로 약 1조3500억원, 탑텐 약 9000억원, 스파오 약 6000억원, 무신사 스탠다드 약 4700억원, 에잇세컨즈 약 3000억원 등으로, 이들 5개 브랜드의 합산 매출만 3조원을 웃돈다.


특히 후발주자인 무신사 스탠다드가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확대하며 기존 SPA 브랜드들을 추격하고 있어 경쟁은 한층 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탑텐 역시 단순한 매장 수 확대와 가격 경쟁을 넘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탑텐이 그 해법으로 선택한 것은 디지털 전환이다. 전국에 구축한 오프라인 유통망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심판섭 탑텐 운영본부 전무는 "지난 14년은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매장을 확장하고 상품 공급을 확대하는 시간이었다"며 "이제는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경험할 것인지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 동성로를 첫 실험 거점으로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도 "동성로는 오랜 기간 패션과 문화의 중심지였고,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새로운 상품과 트렌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던 곳"이라며 "고객과 소통하고 피드백을 받기에 적합한 상권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탑텐은 이번 리뉴얼을 시작으로 주요 도심 상권의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해갈 계획이다.


올해는 하반기 총 27개 매장의 쇼핑 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심 전무는 "동성로점은 '탑텐 2.0'의 시작일 뿐 완성본은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라며 "내년 강남대로에 신규 매장을 열고 명동점 리뉴얼과 명동 지역 추가 출점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3년간 서울과 주요 대도시의 핵심 도심 상권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매장 자체가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돼 고객의 일상 속에 브랜드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지역 매장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탑텐은 내년 1분기 부산 자갈치시장과 광복동을 잇는 주요 상권에 위치한 기존 매장을 전면 리뉴얼할 예정이다.


이곳에도 탑텐 2.0의 고객 중심 매장 전략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온·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 경쟁력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탑텐은 올 하반기 온라인몰을 전면 개편하고 고객관계관리(CRM) 체계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온·오프라인에서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개별 고객의 취향과 구매 수요를 파악하고, 기존의 할인·프로모션 중심 판매 방식에서 개인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큐레이션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심 전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별개로 운영하기보다 고객이 두 채널을 넘나들며 하나의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이 프로모션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큐레이션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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