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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국내 산업…잘하면 ‘두 마리 토끼’ 잡을 수도 [美선거·K경제②]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10.22 06:00
수정 2026.10.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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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중간선거 앞둔 미국

결과 상관없이 자국 생산 기조 계속될 듯

한은 “선거 이후 트럼프 정책 변화 가능성 낮아”

韓 해외 생산·국내 기술 축적 상호 보완 중요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본 이미지는 자체 AI로 제작함. ⓒ

미국 중간선거 이후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할 산업정책 핵심 과제는 대미 투자 확대와 국내 산업 기반 유지 사이 균형이다. 미국이 어느 정당 주도로 통상정책을 운용하더라도 자국 내 생산과 전략산업 육성을 중시하는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동시에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수요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게 분명하다. 문제는 해외 생산능력이 확대되는 동안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 고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할 정책적 장치가 충분하냐는 점이다.


11월 3일 선거 결과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현지 생산 중심 정책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산업의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자국 이해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은행은 최근 워싱턴 주재원과 뉴욕사무소가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통령 거부권과 상원 필리버스터 등 제도적 제약으로 대부분 법안이 교착 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은은 무역과 외교, 산업 규제 등은 대통령 권한에 속해 정책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AI 규제와 재정 운영,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견제는 의회가 정책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거론했다.


전문가들이 정부가 미국 선거 결과에 따라 산업정책을 일회성으로 수정하기보다 국내 경쟁력을 높이는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먼저 대미 투자와 국내 투자의 연계 효과를 평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업의 미국 공장 건설과 생산 확대는 현지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국내 설비 확충과 연구개발이 뒤로 밀리면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은 약해질 수 있다.


정부는 대미 투자 규모 자체를 성과로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외 투자가 국내 연구개발과 고부가가치 공정, 소재·부품 생산, 전문 인력 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 기업의 해외 진출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생산과 국내 기술 축적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국내 생산 기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 제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산업용수, 신속한 인허가, 전문인력 확보가 투자 경쟁력을 좌우한다.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지원 방식도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기업별 현금 지원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 실증, 전문인력 양성, 중소 협력업체의 생산성 개선 등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분야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력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특정 세액공제나 보조금 제도가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에만 의존하면 정책이 바뀔 때 투자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


산업별 대응 전략도 달라야 한다. 반도체는 핵심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국내에 축적하면서 글로벌 생산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터리는 원료 조달과 소재 생산, 재활용을 포함한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자동차와 부품 산업은 현지 생산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국내 부품업체의 기술 전환과 수출 역량을 지원해야 한다. 산업별 여건을 무시한 획일적인 보조금 정책으로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미·중 전략 경쟁에 대응하는 공급망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미국의 중국 견제가 이어질 경우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의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기존 시장과 생산망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한은은 “주요 IB들은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향후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를 승리하더라도, 대통령 거부권, 상원 필리버스터 등 제도상 제약으로 인해 대부분의 법안은 입법 교착 상태에 놓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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