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13종 개발 착수…현대모비스, ‘코리아 원팀’ 키운다
입력 2026.10.21 15:10
수정 2026.10.21 15:10
협력 과제 19건 발굴해 13종 개발 착수…9종은 적용 차종까지 선정
참여 기업·기관 27곳에서 53곳으로 확대…설계부터 검증·양산까지 협력
자체 시스템반도체 16종 연 2000만개 생산…정부 R&D·시험 인프라 연계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가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열린 차량용 반도체 포럼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출범시킨 차량용 반도체 협력체계를 실제 제품 개발과 차량 적용 단계로 끌어올린다. 지난 1년간 국내 기업들과 19건의 협업 과제를 발굴해 반도체 13종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이 가운데 9종은 적용할 차종까지 정해졌다. 정보 교류에 머물렀던 협력을 개발·검증·양산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본격화한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21일 경기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에서 제2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를 개최했다.
오토 세미콘 코리아는 완성차와 부품사, 반도체 설계기업, 위탁생산업체 등이 차량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한 협력 플랫폼이다.
올해는 참여 범위와 규모가 모두 커졌다. 지난해 27개였던 참여 기업·기관은 삼성전자와 SK키파운드리, 어보브반도체, LX세미콘, 동운아나텍 등을 포함한 53곳으로 늘었다. 기존 팹리스·파운드리 중심의 협력에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설계자산, 패키징, 시험평가, 기능안전 분야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기업·정부·학계·협회 관계자 90여명이 참석했다. 산업부와 현대차, 현대모비스, LG전자가 주도하는 ‘차량용 반도체 원팀 태스크포스’도 공식 출범했다.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시스템반도체 개발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포럼 이후 국내 기업들과 19건의 협업 과제를 발굴했고, 현재 13종을 실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9종은 탑재를 목표로 하는 차량까지 정해 실차 검증과 사업화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현대모비스는 완성차와 함께 필요한 기능과 품질 기준, 적용 시점, 목표 차종을 개발 초기부터 정할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이 명확한 수요를 바탕으로 제품 사양과 투자 계획을 세우도록 지원하고, 완성된 제품은 제어기와 실제 차량에서 검증해 양산으로 연결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설계와 생산만으로 개발이 끝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와 설계자산부터 패키징, 시험평가, 기능안전, 품질 검증까지 전 과정이 맞물려야 실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올해 참여 대상을 개발 전 주기로 확대한 이유다.
개발은 시스템반도체와 전력반도체 두 축으로 진행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차량용 미세제어장치와 통신·전원 반도체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수요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 시험·인증기관의 역할을 나눈다. 전력반도체는 실리콘카바이드와 고전력반도체의 설계·품질·양산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대모비스는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사용하는 대형 부품사이면서 자체 설계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완성차가 요구하는 성능과 품질을 반도체 사양에 반영하고, 이를 제어기와 실차 단계에서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이 협력의 중심 역할을 맡는 배경이다.
자체 반도체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을 인수한 뒤 전력·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을 강화했다. 현재 전원과 구동, 통신, 센싱, 데이터 처리 등에 쓰이는 자체 설계 시스템반도체 16종을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연간 2000만개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는 반도체부터 파워모듈, 인버터, 모터, 전동화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자율주행 확산에 맞춰 향후 차량에 필요한 반도체 기능과 사양을 먼저 정의한 뒤 국내 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방식도 확대한다.
오토 세미콘 코리아는 앞으로 ‘수요 발굴→과제 선정→개발→검증→양산’을 잇는 실행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이번 포럼에서 논의한 과제는 후속 협의체를 통해 담당 기업과 개발 일정을 확정하고 진행 상황을 관리할 예정이다.
정부·지자체와 시험 기반도 마련한다. 차량용 반도체의 신뢰성 검증과 평가를 담당할 천안 차량용 반도체 지원센터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포럼에서 발굴한 프로젝트를 정부 연구개발 과제로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의 높은 진입장벽을 개별 기업이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각 기업의 장점을 연결하겠다”며 “개발부터 검증과 양산까지 함께 책임지는 전 주기 협력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