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노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정책 종속 감독체계가 원인”
입력 2026.10.21 11:00
수정 2026.10.21 11:01
“금융위 지도·감독, 예산 승인…소신 있는 의견 내기 어려워”
감독규정 제·개정·안건 상정 권한 요구…원장 인사청문회도 제안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21일 성명서를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주범은 1999년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도록 개악된 현행 금융감독체계”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둘러싼 금융당국 책임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금융위원회에 종속된 현행 금융감독체계를 근본적인 문제로 지목했다.
금감원 노조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의 주범은 1999년 금융감독원 출범 이후 정책에 종속될 수밖에 없도록 개악된 현행 금융감독체계”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따른 금융소비자 피해와 관련해 책임을 묻는 질의가 다수 제기된 점을 언급하며 “언론에서도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속도전의 ‘주범’을 찾아야 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행 금융감독체계에서는 행정부인 금융위가 금감원을 지도·감독하면서 정원과 예산을 승인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행정부에서 추진하는 금융정책에 부작용과 문제점이 있더라도 예산 등 기관 차원의 불이익을 받을 우려로 소신 있는 의견을 내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책 수립 후 추진 과정에서 부작용과 문제점이 조기에 포착되더라도 금감원은 감독규정 제·개정 및 안건 상정 권한이 없어 적시성 있는 대응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작용과 문제점이 결국 발현돼 금융소비자 피해가 가시화되면 사후적인 감독 책임을 금감원에 묻게 된다”며 “공공기관 지정 논의나 유보조건 부과 등 금융위와 재정경제부의 통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행정부인 금융위의 금감원에 대한 지도·감독 및 예산 승인 권한을 국회로 이관해 금감원의 경영상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장 임명 시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 금융감독기구가 정책에 과도하게 종속되지 않을 수 있는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금감원에 감독규정 제·개정 및 금융위 안건 상정 권한을 부여해 정책당국과는 독립적인 의견 개진의 자유를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금감원이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도록 공공기관운영법을 개정해 금융감독기구에 대한 영구적인 독립성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문제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노조는 “정책 실패 과정에서 현행 금융감독체계의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금융소비자의 피해가 확대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2013년 동양그룹 사태, 2020년 사모펀드 사태 등을 사례로 들었다.
2023년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주가 폭락 사태도 언급했다.
노조는 금감원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CFD 거래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위험을 인지하고 거래금지와 한도 규제 강화, 투자요건 강화 등을 금융위에 지속 건의했지만 일부 조치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서도 금감원이 2022년부터 경영지도 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업체들과 경영개선협약을 체결하고 관련 법 개정 필요성을 금융위에 지속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금융위가 2024년 7월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야 의원입법을 통해 제도개선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신속·효율적이고 책임감 있는 감독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금감원이 직접 감독규정 제·개정 및 법안 개정을 건의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며 “잘못된 범인 지목으로 인해 악순환이 반복되던 금융감독체계 개악에서 벗어나 선진화된 금융감독체계로의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