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검사로도 구별 어려운 피부암…삼성서울병원, 새 진단법 개발
입력 2026.10.21 09:35
수정 2026.10.21 09:36
삼성서울병원·경북대병원 연구팀, 피부암 감별 예측모델 개발
환자 207명 대상 검증서 진단 정확도 95.17% 기록
“피부암·전암성 병변 구별해 적절한 치료법 선택 도움 기대”
박지혜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삼성서울병원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물론 조직검사에서도 구별하기 어려운 피부암과 전암성 병변을 보다 정확하게 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이 개발됐다. 피부 병변의 발생 위치와 주변 피부 상태, 조직검사 결과 등을 종합한 예측모델로, 실제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검증에서 95% 이상의 정확도를 보였다.
21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박지혜 피부과 교수와 김준영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연구팀은 보웬병과 보웬양 광선각화증의 임상·병리학적 특징을 분석해 두 질환을 구별하는 진단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보웬병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에 암세포가 국한된 피부암으로, 이른바 ‘제자리암’에 해당한다. 반면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피부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전암성 병변이다.
두 질환은 모두 붉은 반점이나 각질이 일어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조직검사에서도 비슷한 특징을 보여 구별하기 쉽지 않다. 현재 두 질환을 명확하게 감별하기 위한 통일된 진단 기준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정확한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치료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웬병은 암종인 만큼 광범위 절제술이나 모즈미세도식수술 등 수술적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반면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냉동치료나 국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주로 시행된다.
연구팀은 두 질환의 감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직검사 결과뿐 아니라 피부 병변의 위치와 주변 피부 상태 등 임상적 특징을 함께 분석했다.
이를 위해 2018년 6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보웬병 또는 보웬양 광선각화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253명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보웬병 환자는 152명, 보웬양 광선각화증 환자는 101명이었다.
분석 결과, 두 질환은 병변 발생 위치와 조직검사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보웬양 광선각화증 환자의 90.1%는 얼굴이나 두피 등 햇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부위에 병변이 발생한 반면, 보웬병은 36.2%에 그쳤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조직 변화도 보웬양 광선각화증에서 더 많이 관찰됐다.
조직검사에서 확인된 비정형 세포는 보웬병에서 더 많았다. 표피 3㎜ 너비에서 관찰된 비정형 세포 수는 보웬병이 평균 13.68개로, 보웬양 광선각화증(5.51개)의 약 2.5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를 바탕으로 병변의 위치와 주변 피부 상태, 조직검사 결과 등을 종합한 진단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경북대병원 환자 207명을 대상으로 모델을 검증한 결과, 95.17%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조직검사에 임상적 특징을 결합해 두 질환의 감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국내 두 의료기관의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검증된 만큼 다양한 인종과 지역의 환자를 대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지혜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는 “보웬병과 보웬양 광선각화증은 서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치료 접근에는 차이가 있어 정확한 감별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는 피부 병변에서 얻을 수 있는 임상 정보와 조직검사 정보를 함께 활용해 두 질환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일본피부과학회지(The Journal of Derm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