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공격으로 두피 80% 손상"…서울아산병원, 키르기스스탄 환아 수술
입력 2026.10.21 09:37
수정 2026.10.21 09:38
현지서 치료 어려웠던 6세 환아 국내 초청해 재건수술
두피 조직확장술로 손상 부위 복원…3개월 만에 귀국
아산사회복지재단·서울아산병원, 치료비 전액 지원
대형견에 공격당해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로 두피가 손상된 키르기스스탄 아이 우마르(6세, 남)가 의료기술 전수를 위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나 한국에서 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왼쪽 네 번째부터) 우마르의 엄마, 우마르,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우마르의 퇴원을 기념하며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대형견의 공격으로 두피의 약 80%가 손상됐지만 현지 의료 여건상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던 키르기스스탄의 6세 어린이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재건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환아는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약 3개월간 치료를 받은 뒤 본국으로 돌아갔다.
21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최종우 성형외과 교수팀은 대형견의 공격으로 두피 대부분이 손상된 키르기스스탄 환아 우마르 군(6)을 국내로 초청해 두피 재건수술을 시행했다. 우마르 군은 지난 15일 치료를 마치고 귀국했다.
우마르 군은 지난 4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친구와 놀다 이웃집 마당으로 떨어져 대형견 3마리의 공격을 받았다. 이 사고로 두피 약 80%가 손상되고 두개골 골절까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두피 손상 범위가 넓어 항생제 치료 외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가족들은 해외 치료를 알아봤으나 약 10만달러(1억3000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부담이었다.
이후 지난 4월 의료기술 전수를 위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서현석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우마르 군의 상태를 확인하고 국내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서 한국행이 이뤄졌다.
대형견 3마리에 공격당해 두개골이 드러날 정도로 두피가 손상된 키르기스스탄 아이 우마르(6세, 남)가 의료기술 전수를 위해 키르기스스탄을 방문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기적적으로 만나 한국에서 재건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우마르의 엄마, 우마르,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왼쪽부터)가 우마르의 퇴원을 기념하며 10월 14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지난 7월 9일 입국한 우마르 군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거쳐 치료에 들어갔다. 의료진은 허벅지나 복부의 피부를 이식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어린 나이로 충분한 조직을 확보하기 어렵고 이식 부위에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최종우 교수팀은 남아 있는 두피를 서서히 늘려 손상 부위를 복원하는 ‘조직확장술’을 선택했다. 피부 아래 삽입한 확장기에 생리식염수를 주입해 조직을 늘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두피가 20%에도 미치지 못해 확장기를 삽입할 공간이 부족했다. 의료진은 먼저 허벅지 피부를 이식해 공간을 확보한 뒤 지난 7월 21일 조직확장기 3개를 삽입했다.
이후 두 달 넘게 두피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치료를 진행했으며, 지난 9월 29일 조직확장기를 제거하고 늘어난 두피를 활용해 손상 부위를 복원하는 재건수술을 마쳤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상처와 발열 등은 피부과·소아감염과·영상의학과 협진을 통해 관리했다.
이번 치료에 필요한 비용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이 전액 지원했으며, 서울시 동부외국인주민센터가 통역을 맡았다.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두피 손상 범위가 넓어 재건 방법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며 “아이의 성장 이후까지 고려해 남아 있는 두피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우마르 군의 어머니 나르키자 씨(41)는 “현지에서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말에 절망스러웠지만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만나 치료받을 수 있었다”며 “최선을 다해준 의료진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우마르 군도 “학교로 돌아가 공부도 하고 책도 열심히 읽겠다”며 “치료해주신 의사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해외 의료협력 사업인 ‘아산 인 아시아(Asan-in-Asia)’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 의료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2019년부터 최근까지 4개국에서 20차례 의료기술 전수 활동을 진행했으며, 현지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무료로 치료하는 지원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