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중간선거서 트럼프 패배 노리고 종전협상 질질 끌어"
입력 2026.10.21 09:31
수정 2026.10.21 09:31
이란 지도부, 트럼프에 외교적 성과 안겨주지 않기로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로 美 휘발유 가격 압박
美·이스라엘 재공습 우려에 군사적 대비도 강화
지난 6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오른쪽) 이란 의회 의장이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미국과의 협상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종전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 내 물가 상승과 여론 악화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이란 정부 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란 지도부가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협상에서 중대한 양보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이란은 미국과 합의할 준비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재공격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란 지도부는 트럼프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다음 달 3일 치러진다. 지난 2월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며 원유 수송에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 종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란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원유 수출 제한을 완화하며 동결 자산을 반환해야 핵 협상에 착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타르를 통해 전달한 7일짜리 종전안에는 이 같은 요구가 충족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협 통제권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협상 지연은 이란에도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달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73.6%에 달했고 리알화 가치는 미국의 해상 봉쇄 재개 이후 달러 대비 약 35% 하락했다.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량도 지난달 둘째 주부터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이전에는 이란을 다시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란 지도부는 선거 이후 미국의 공습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협상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은 채 교착 상태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려 한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