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세종행에 금융노조 ‘신중’…총파업보다 논리전 먼저
입력 2026.10.21 07:08
수정 2026.10.21 07:08
윤석구 “금융 기능 집적화해야…쪼개는 게 어떤 효과 있나”
금감원·정책금융기관 추가 이전 가능성에 촉각
노조 측, 천막농성 이어가지만 단체행동 계획 아직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금융산업공익재단 사업보고회에서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축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에 반대하고 있지만 당장 총파업 등 대규모 단체행동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지는 않고 있다.
금융노조는 금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지켜보면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금융 기능의 서울 집적 필요성과 정책적 효용성을 설명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20일 금융산업공익재단 ‘2026년 사업 보고회’에서 데일리안과 만나 “세계 어느 선진국으로 가더라도 금융 기능을 집적화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쪼개려고 하고 있다”며 “기관을 분산하더라도 결국 서울이 주요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원하는 대로 금융 관련 기관을 분산했을 때 실제로 어떤 정책적 효과가 있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런 방향이 맞는지 되묻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이처럼 지방이전의 실질적 효과와 정책적 타당성을 문제 삼으며, 금융기관의 서울 집적 필요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앞서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금융위 세종 이전 계획 철회와 함께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 지방이전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노조가 참여하는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도 지난 12일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점심시간 1인 시위도 병행하며 금융기관 지방이전 저지와 공공기관 제도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으로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이 꾸준히 거론돼 온 데다 금융위까지 세종 이전 대상에 포함되면서 금감원을 포함한 다른 금융기관의 거취에도 다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노조는 당장 총파업이나 대규모 결의대회 등으로 대응 수위를 높이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 논리를 보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서울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정부와 국회 등을 상대로 정책적 효용성을 설명하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향후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구체화할 경우 대응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 윤 위원장은 정치권 분위기에 대해서도 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는 다 보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면 지금은 정책적인 효용성이나 기능을 좀 더 살피는 방향으로 바뀐 것 같다”며 “조금 더 주의 깊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노조는 산하 금융기관들과 지방이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양대노총 공대위를 통해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5일에도 금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중단될 때까지 대정부·대국회 대응과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강하게 의견을 물으면 이건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계속 이야기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세종 이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직원 의견을 수렴하는 등 이전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금융노조를 비롯한 금융권 노동계의 대응 수위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