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패스로 입증된 청년들의 ‘문학’ 사랑… 아쉬운 족쇄는 풀어야
입력 2026.10.21 14:01
수정 2026.10.21 14:01
8월부터 두 달 간 7만 6124건 집계
“분야 제한 아쉬워” 지적
지난 8월부터 도서 구입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행 두 달 만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는 있지만, 제한적인 분야와 까다로운 한도 등 실효성을 저하하는 족쇄를 푸는 것은 숙제로 남았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따르면, 도서 구매가 가능해진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청년문화예술패스를 통한 도서 결제는 7만 6124건으로 집계됐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19∼20세 청년에게 공연·전시·영화 관람비를 지원해 청년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 8월부터 사용처에 도서 구입을 추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청년들의 뚜렷한 문학 선호도다. 예스24의 2026년 청년문화예술패스 포인트 이용 도서 베스트셀러 10위 중 소설은 총 6권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영상 콘텐츠, 숏폼 등에 푹 빠지며 활자와 멀어지고 있다는 평을 받던 청년층도, 비용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적극적으로 문학 작품을 소비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서울의 한 서점ⓒ뉴시스
책 구매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인 만큼, 실제 독서 수요를 끌어올리는 확실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이어진다. 내년 청년문화예술패스 관련 예산이 8000억원 가까이 편성되며 대폭 확대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제도의 맹점이 긍정적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도서 구입비 한도다. 현재 청년문화예술패스를 통해선 수도권은 5만원, 비수도권은 7만원 이내로만 책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책 평균 가격이 1만 9897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분야가 제한돼있어 실효성을 체감하기 힘들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한 출판사 대표 김은지(가명) 씨는 “실용서적은 물론, 청소년 도서, 어린이 그림책의 구매도 막혀 있다”고 아쉬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변화를 느끼기 힘들지만, 내년부턴 분야도 늘리고 연령 폭도 넓힌다고 하니, 내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판사 관계자는 구매 플랫폼이 제한적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청년문화예술패스를 활용한 도서 구매는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지역서점 포털사이트 서점온(ON) 두 곳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는 “금전적인 부담 없이 문학과 다양한 책들에 다가갈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중소형 출판사나 지역 서점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체감도 면에서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현재 패스를 통한 도서 결제가 주요 온라인 플랫폼 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지역 곳곳의 공간들이 정성껏 큐레이션한 도서들이나 1인 출판사들의 개성 있는 책들까지 청년들의 관심이 온전히 닿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스 확대를 넘어, 도서에만 초점을 맞춘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대표는 어른이 서점에 기부금을 기부하면 청소년이 원하는 책을 무료로 구매할 수 있는 경기도서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의 캠페인 ‘청소년 책 사줄게요’를 언급하며 “나이 제한도, 분야 제한도 있어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될지 우려가 된다. 공연, 영화 등과 함께 지원을 하다 보니 그중 책을 구매하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도서 구매만을 위한 확실한 핀셋 지원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도서 수요는 분명하게 확인이 되고 있는 만큼,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세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