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北 거부에도 의료장비 지원 준비…국제보건의료재단 "통일부 결정"
입력 2026.10.20 11:17
수정 2026.10.20 11:21
평양 강동군병원 대상 166종 물품 선정…북측 직접 접촉 없이 사업 추진
고상백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 등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장이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적십자사, 국립중앙의료원 등 복지부 산하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우리나라의 의료장비 지원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상황에서 평양 강동군병원을 대상으로 한 보건의료협력 사업이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북한 측의 수요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의료장비 166종을 선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20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대북 의료장비 지원사업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우리나라의 의료지원 구상을 두고 "불량배들의 광대극", "눈꼴 사나운 거동"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한국이 지원하는 의료장비가 북한에 들어올 수도 없고 들여보낼 방법도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놨다.
조 의원은 "북한이 매설한 지뢰로 우리 장병 3명이 부상을 입고 이 가운데 1명은 발목을 절단했지만 북한 측의 사과는 없었다"며 "북한 측에 제대로 된 사과도 없는데 북한을 상대로 계속 의료장비 지원사업을 하는 것이 과연 눈높이에 맞는냐"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대북 지원 사례도 언급했다. 조 의원은 지난 3월 제주도가 북한에 1억6000만원 상당의 신장투석기, 한라봉 묘목 50주, 비닐하우스용 비닐 등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남북 교류는 중단이 됐는데 지자체 차원에서는 지금 이뤄졌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의문"이라며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 북한 강동군병원 등과는 직접 접촉해 봤느냐"고 물었다.
최근 10년간 대북 의료지원 사업의 집행 부진도 지적했다. 조 의원은 코로나19, 북한의 국경 봉쇄, 대북 제재 등으로 사업비를 전혀 집행하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사업에서는 예산의 90% 이상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제시됐다.
이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측은 통일부 등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 의료장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관백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해 "통일부와 정부의 협조 요청에 따라서 해당 의료기기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며 강동군병원과 직접 접촉했는지에 대해선 "따로 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북한의 태도와 사업 추진의 적절성을 둘러싼 우려에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백 직무대행은 "(현재 북한에 대한)우려라든가 국민 시각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는 하고 있다"면서도 "저희 기관이 임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라고 사업 추진 여부를 자체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 의원이 북한 측 의사를 사전에 확인할 방법이 없고 통일부의 요청에 따라서만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사업의 주도적인 결정권이 통일부에 있는 것이냐고 확인하자 백 직무대행은 "그렇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