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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멀수록 지원’ 지방우대지수 첫 발…현장선 지리적 역차별 우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6.10.20 14:20
수정 2026.10.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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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4개 권역별 보조율·세제 차등 연동…내년부터 범정부 의무화

수도권 집중 완화 취지에는 공감…단순 공간 거리 가중치는 물음표

정부 “11월까지 의견 수렴”…보조금 차등 넘어선 구조적 자립책 필요


지방우대지수의 거리 기준이 지역의 실제 낙후도와 소멸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는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는 지원 체계가 또 다른 지역 간 격차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정부가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목표로 전국 229개 시·군·구를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서울에서 멀수록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지방우대지수'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분권 및 균형성장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세부 기준을 담은 고시 제정안을 21일부터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중앙부처의 모든 재정사업과 세제 혜택, 공공조달, 규제 완화 등에 이 지수를 의무 연동해 비수도권을 차등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책 취지와 달리 지자체 현장에서는 거센 반발과 혼선이 터져 나오고 있다. 행안부가 지수 산정의 핵심 잣대로 '서울특별시와의 공간적 거리'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서울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충청권이나 경기 북부 접경지역 등이 역차별을 받게 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역의 실제 산업 경쟁력이나 재정자립도, 인구 유출 속도 대신 단순한 물리적 거리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으면서, 균형발전 정책이 오히려 비수도권 간의 '우대 등급 쟁탈전'과 '지리적 편 가르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해 수도권 인구 순유입은 3만8000명으로, 20대 유입이 가장 많았다. 지방의 청년 유출이 이어지면서 재정 지원을 지역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연결하는 일이 과제로 놓였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인구 50% 수도권 쏠림 지속…‘통합 우대 기준’ 꺼내든 정부


정부가 지방우대지수 도입에 나선 것은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인구 유출이 지역의 성장 여건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인구와 일자리, 기반시설이 수도권에 모인 상황에서 지방이 성장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에 지역 여건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은 계속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인구는 2637만7000명으로 전체의 50.9%를 차지했다. 전국 인구가 사실상 정체된 가운데 수도권 인구는 전년보다 6만9000명 늘었다.


인구가 이동하는 흐름에서는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이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수도권은 2017년 순유입으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까지 유입 우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순유입 규모는 3만8000명이었으며, 연령별로는 20대의 순유입이 가장 많았다.


반면 호남권은 30대 이하에서 순유출이 나타났고, 영남권은 50대를 제외한 연령층에서 인구가 빠져나갔다. 중부권도 전체 인구는 순유입됐지만 20대는 순유출됐다. 지방의 인구 변화를 전체 증감만으로 보면 청년층이 떠나는 흐름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동의 배경에는 일자리도 있다. 같은 통계에서 부산·대구·광주·강원·전북·경북은 직업이 인구 순유출의 가장 큰 사유였다. 지방에 사람이 정착할 수 있는 고용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균형발전 정책의 과제로 놓인 것이다.


지역의 자체 재정 기반도 넉넉하지 않다. 행안부의 ‘2026년도 지방자치단체 예산 및 기금 개요’에 따르면 올해 군 단위 재정자립도는 17.0%다. 시는 31.1%, 전국 평균은 47.3%였다. 당초예산·일반회계·세입과목 개편 전 기준으로, 군 지역은 지방세와 세외수입으로 충당하는 비중이 낮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을 국가 전체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채경아 행안부 지역경제과장은 나라경제 2026년 8월호 기고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의 심화와 지방소멸 위기는 국가 잠재성장률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행안부는 기획예산처·지방시대위원회 등과 논의해 여러 부처가 함께 활용할 지방우대 기준을 마련했다. 부처별 또는 사업별로 지역 우대 기준을 만드는 부담을 줄이고, 재정뿐 아니라 세제·규제·조달에서도 지역 여건을 고려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과의 거리에 44개 균형발전 지표와 인구감소지역 현황을 함께 반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간적 거리와 사회경제적 발전 수준, 소멸 위험을 종합해 지방 지원의 기준을 세우고, 이를 정부 정책 전반에 적용하려는 것이 지방우대지수 도입의 배경이다.


충청권과 경기 북부에서는 서울과의 인접성이 지역의 취약한 생활 여건을 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구감소와 각종 규제를 겪는 지역이 지원 기준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국정 철학 반영한 ‘거리 비례 지원’…경계 지역선 역차별 논란


지방우대지수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지역별로 논란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이번에 도입되는 지방우대지수의 가장 큰 논란거리는 지수 산정의 제1기준으로 명시된 '서울특별시와의 거리'다.


지수 산정 기준에서 '서울특별시와의 거리'가 최우선 잣대로 명시된 배경에는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과의 거리에 비례해 국가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비수도권 원거리 지역에 대한 가중 지원을 천명해 왔다.


이에 발맞춰 행안부 역시 올 초 업무계획을 통해 '서울과의 거리를 핵심 지표로 삼아 차등지원 지수를 제도화하겠다'고 못 박았고, 지난 3월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서울서 멀수록 지원을 늘리겠다”고 공식화한 로드맵이 이번 고시안으로 현실화했다.


그러나 국정 철학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정작 서울과 인접한 충청권이나 경기 북부 접경지역 등의 현실적 낙후도는 거세게 무시됐다는 지적이다. 거리 지표를 절대적 잣대로 삼는 순간,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역차별을 받는 새로운 갈등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지자체들은 수도권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요인 탓에 남부권 지자체에 비해 지수 평가에서 구조적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충청권 지자체의 한 예산 담당 관계자는 "서울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남부권 지자체에 비해 국비 보조율이나 세제 지원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전형적인 역차별"이라며 "수도권 집중을 막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비수도권 간의 '지리적 편 가르기'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이라는 꼬리표 탓에 역차별을 호소해 온 경기 북부 소멸위기 지역의 불만도 적지 않다. 경기도 가평군과 연천군 등은 행안부 지정 인구감소지역임에도 3권역에 포함됐다. 재정 지원 대상에는 올랐어도, 비수도권 소멸위기 지자체들이 최우대 혜택을 받는 4권역으로 지정된 것과 비교하면 '서울과 가깝다'는 지리적 거리 잣대 탓에 한 단계 낮은 지원군에 머문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경기 북부 접경지역 지자체 관계자는 "가평이나 연천 등은 행안부가 직접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이자 소멸위기 지자체임에도 서울과 가깝다는 지표 때문에 우대 순위에서 배제될 위기"라며 "수도권 규제는 그대로 받으면서 지방우대 혜택조차 못 받는 이중 불이익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229개 시·군·구의 권역 구분이 재정·세제·조달 지원에 활용되면서 권역별 혜택 차이가 지자체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통 기준이 서로 다른 지역의 산업과 생활 여건을 얼마나 담아낼지가 관건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4개 권역에 묶인 예산·세제…지자체 ‘등급 사활전’ 예고


행안부 고시 제정안에 따르면 지수 산정 결과에 따라 전국 229개 시·군·구는 4개 권역으로 나뉜다. 중앙 부처는 소관 사업의 특성에 따라 이 권역별 구분을 활용해 보조율 차등화와 가점 부여 등 지방우대 방식을 의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법인세·소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과 공공기관 조달 가점, 기업 지방 이전 보조금까지 정부의 주요 정책 패키지가 이 지수에 일괄 연동되는 구조다.


문제는 4개 권역 중 어느 등급에 포함되느냐에 따라 매년 확보할 수 있는 국비 규모와 기업 유치 성패가 갈린다는 점이다. 권역 경계선에 걸친 지자체들을 중심으로 사활을 건 등급 상향 로비전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고시 제정안에는 지방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지수를 재산정하고 권역 지정을 변경할 수 있는 규정이 포함돼 있어, 평가 주기마다 지자체 간 순위 싸움과 행정력 낭비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 발전의 본질적인 동력을 키우기보다 정부 지수 평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숫자 맞추기식' 행정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모든 부처의 정책 수단을 단일 지표 권역에 획일적으로 종속시키면 지역별 고유한 산업 생태계와 특수성이 무시될 위험이 크다"며 "지자체들을 4개 계급으로 줄 세워 놓고 예산 쟁탈전을 벌이게 만드는 것은 지방분권의 취지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보조금 차등 지원이 지방의 자립으로 이어지려면 일자리와 교육·의료 기반 확충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안부는 거리뿐 아니라 44개 균형발전 지표와 인구감소지역 여부를 종합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생성형AI를 활용해 제작했으며, 수치와 내용은 기자가 검수함.)
◆행안부 “11월까지 현장 보완”…제도 정착 위한 과제는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방우대지수가 보조금 배분의 편의성에만 치중한 나머지,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근본적 처방이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과의 거리에 따라 국비를 차등 지급하는 방식은 단기적인 재정 보전에 그칠 뿐, 청년 인구의 유입을 이끌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나 교육·의료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스스로 성장 동력을 발굴할 수 있는 자치재정권 확대와 파격적인 권한 이양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지수의 객관성과 정밀성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우대지수는 서울과의 단순 거리뿐만 아니라 지방시대위원회의 44개 균형발전 지표와 인구감소지역 여부를 종합 반영해 정밀하게 산정된다"며 "특정 지역이 지리적 위치만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행정예고 기간 지자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권역 구분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1월 초까지 이어지는 행정예고 기간 동안 접수된 지자체의 의견을 바탕으로 고시안을 보완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 완화라는 거대 명분 뒤에 숨은 지리적 역차별과 획일적 줄 세우기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자체 간 갈등의 불씨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권역별 자치단체 지정 현황>


▶︎1권역(58개) = ▲서울시 25개 전지역 ▲인천 재물포구, 영종구,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해구, 검단구, 미추홀구 ▲경기 수원시, 성남시, 의정부시, 안양시, 부천시, 광명시, 평택시, 안산시, 고양시, 과천시, 구리시, 남양주시, 오산시, 시흥시, 군포시, 의왕시, 하남시, 용인시, 파주시, 이천시, 김포시, 화성시, 광주시, 양주시


▶︎2권역(55개) = ▲전남광주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부산 중구, 부산진구, 동래구, 남구, 북구, 해운대구, 사하구, 강서구, 연제구, 수영구, 사상구 ▲대구 중구, 동구, 북구, 수성구, 달서구 ▲대전 동구, 중구, 서구, 유성구, 대덕구 ▲울산 중구, 남구, 동구, 북구 ▲세종특별자치시 ▲경기 안성시, 포천시, 여주시, 양평군 ▲강원 춘천시, 원주시, 강릉시, 속초시, 인제군 ▲충북 충주시, 청주시, 진천군, 음성군, 증평군 ▲충남 천안시, 아산시, 서산시, 계룡시, 당진시, 홍성군 ▲전북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경북 구미시


▶︎3권역(55개) = ▲전남광주 목포시, 여수시, 순천시, 나주시, 광양시, 무안군 ▲부산 서구, 동구, 영도구, 금정구, 기장군 ▲대구 서구, 남구, 달성군 ▲인천 강화군, 옹진군 ▲울산 울주군 ▲경기 동두천시, 연천군, 가평군 ▲강원 동해시, 홍천군, 횡성군, 영월군, 평창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충북 제천시, 보은군, 옥천군, 괴산군, 단양군 ▲충남 공주시, 보령시, 논산시, 청양군, 예산군, 태안군, 부여군 ▲전북 완주군 ▲경북 포항시, 경주시, 김천시, 경산시, 칠곡군, 예천군, 영주시 ▲경남 진주시, 사천시, 김해시, 거제시, 양산시, 창원시 ▲제주특별자치도


▶︎4권역(61개) = ▲전남광주 담양군, 곡성군, 구례군, 고흥군, 보성군, 화순군, 장흥군, 강진군, 해남군, 영암군, 함평군, 영광군, 장성군, 완도군, 진도군, 신안군 ▲대구 군위군 ▲강원 태백시, 삼척시, 정선군, 고성군, 양양군 ▲충북 영동군 ▲충남 금산군, 서천군 ▲전북 정읍시, 남원시, 김제시,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순창군, 고창군, 부안군 ▲경북 안동시, 영천시, 상주시, 문경시,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청도군, 고령군, 성주군, 봉화군, 울진군, 울릉군 ▲경남 통영시, 밀양시, 의령군, 함안군, 창녕군, 고성군,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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