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산재사망 366명으로 역대 최저…‘산재와의 전쟁’ 성과와 숙제
입력 2026.10.20 10:07
수정 2026.10.20 10:07
50인 이상 사업장까지 사망 감소세 확산
건설업 사망 60명 감소…전체 하락세 견인
떨어짐 사망 75명 감소…여전히 최다 유형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1~9월 산업재해 사고사망자가 366명으로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같은 기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조업은 대형 화재·폭발 사고로 사망자가 늘어 업종별 흐름이 엇갈렸다.
고용노동부가 20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366명으로 전년 동기 457명보다 91명(19.9%) 감소했다. 사망사고도 440건에서 342건으로 98건(22.3%) 줄었다.
3분기 누적 사고사망자 통계 이례 최저
3분기 누적 사고사망자가 300명대로 내려온 것은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2022년 510명, 2023년 459명, 2024년 443명, 2025년 45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사고사망자 감소 인원과 감소율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3분기 누적 사고사망자 366명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치”라며 “전년 대비 감소 폭과 감소율도 가장 컸다”고 말했다.
업종별 사망자는 건설업 15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60명(28.6%) 감소했다. 기타업종은 84명으로 44명(34.4%) 줄었지만 제조업은 132명으로 13명(10.9%) 늘었다.
규모별로는 50인(억) 미만 사업장에서 223명이 숨져 전년보다 52명(18.9%) 줄었다. 50인(억) 이상에서도 143명으로 39명(21.4%) 감소했다. 상반기까지 소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감소세가 더 큰 사업장으로 확산했다.
건설업 사고사망자 감소에는 현장 안전조치와 감독 강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다만 건설 경기 위축으로 공사 물량이 줄어 사망자가 감소했을 가능성도 있어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류 본부장은 “건설업 경기와 사고사망자 수는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며 “이번 감소를 건설업 불황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제조업은 화재·폭발에 사망자 증가…사고 건수는 감소
제조업에서는 여러 명이 숨진 화재·폭발 사고가 사망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3월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14명, 6월 방산업체 폭발로 5명, 8월 동물성유지 제조공장 화재로 3명이 숨졌다. 세 사고의 사망자만 22명에 달한다.
특히 50인 이상 제조업 사업장의 사망자는 전년 동기 55명에서 올해 72명으로 17명(30.9%) 증가했다. 반대로 50인 미만 제조업 사업장의 사망자는 64명에서 60명으로 4명 줄었다.
제조업의 사망사고 건수는 115건에서 113건으로 2건(1.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25명 많았던 제조업 사망자 증가폭도 3분기 누적으로는 13명으로 축소됐다.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대형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전체 사망자 수를 끌어올린 셈이다.
사고 유형 중에서는 떨어짐 사망자가 199명에서 124명으로 75명(37.7%) 줄었다. 전체 사망자 중 비중도 43.5%에서 33.9%로 낮아졌다. 다만 사망자가 가장 많은 사고 유형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류 본부장은 “태양광 시설과 축사 지붕 등 위험 작업에 대한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예방 활동을 강화했다”며 “단기간에 끝나는 작업은 위험 현장을 미리 파악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화재·폭발 사망자는 26명에서 38명으로 12명(46.2%) 늘었다. 깔림·뒤집힘도 30명에서 41명으로 11명(36.7%), 끼임은 37명에서 40명으로 3명(8.1%) 증가했다. 지게차와 중량물, 컨베이어 등 설비와 관련된 사고 위험도 과제로 남았다.
제조업 외국인 사망 증가…11월 관계기관 합동점검
외국인 사고사망자는 48명으로 전년보다 12명(20.0%) 줄었다. 전체 사망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1%로 전년과 같았다. 그러나 제조업 외국인 사망자는 18명에서 24명으로 6명(33.3%) 증가했다. 제조업 사망자 중 외국인 비중도 15.1%에서 18.2%로 상승했다.
류 본부장은 “외국인 노동자가 위험도가 높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문제를 살펴야 한다”며 “사업장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고 언어 장벽을 줄일 교육과 현장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별 사망자는 경기 75명, 경북 39명, 경남 35명, 충남 30명 순이었다. 대전은 전년 5명에서 24명으로 19명 늘었다. 대전의 사망사고 건수는 5건에서 7건으로 2건 증가해 대형 사고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노동부는 지역별 편차의 구조적 원인을 추가로 살펴볼 방침이다.
노동부는 11월 소방청과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화재·폭발 위험 집중점검을 실시한다. 중대재해가 반복된 사업장 감독도 이어간다. 정부의 2027년 예산안에는 중소규모 사업장 화재·폭발 안전설비 지원 예산 401억원이 반영됐다.
이번 통계는 1~9월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의 잠정 집계로, 산재보험 승인 통계와는 집계 기준이 다르다. 정책 효과를 판단하려면 경기 변동과 사업장 규모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류 본부장은 “사고사망자 감소를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며 “현장의 안전 수준이 구조적으로 달라질 수 있도록 예방과 감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