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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대우+장기 집권 약속한 KT…이강철과 ‘왕조 구축’ 바라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10.20 08:26
수정 2026.10.2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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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3년 34억원 재계약, 옵션 없는 전액 보장

과거 김응용·김재박·김태형도 한 팀서 장기 집권

역대 최고액 계약을 보장 받은 KT 이강철 감독. ⓒ KT 위즈

프로야구에서 명장은 우승으로 증명되고, 왕조는 시간과 성과가 쌓여 완성된다. 한 팀을 오랫동안 이끌며 정상에 올려놓는 것은 물론, 세대교체와 전력 변화 속에서도 강팀의 지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19일 이 감독과 계약 기간 3년, 총액 34억원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10억원과 연봉 8억원으로 구성된 전액 보장 조건이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기록한 3년 총액 30억원을 넘은 KBO리그 사령탑 역대 최고액이다.


이번 계약은 성과에 대한 보상이자 장기적 동행을 향한 구단의 의지로 읽힌다. 2019년 KT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제 2029년까지 사령탑을 맡게 됐다.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면 KT에서만 11시즌을 지휘한다.


이 감독의 지도자 경력을 돌아보면 이번 재계약이 단순히 올 시즌 성적만으로 이뤄진 결정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감독 부임 첫해 KT는 71승 2무 71패로 구단 최초의 5할 승률을 달성했다. 2020년에는 81승 1무 62패로 정규시즌 2위에 올라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이듬해에는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4연승으로 제압하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완성했다.


KT의 성장은 한 시즌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았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고, 2023년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에는 정규시즌 5위로 출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 감독은 올해 다시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며 팀을 반등시켰다.


역대 최고액 계약을 보장 받은 KT 이강철 감독. ⓒ KT 위즈

이처럼 한 팀의 전성기를 만들고 유지하는 과정은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에서도 반복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해태 타이거즈의 김응용 감독이다. 1983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은 2000년까지 무려 18년간 지휘봉을 잡으며 팀의 황금기를 구축했다. 특히 1986년부터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를 달성했고, 1990년대에도 우승을 추가하며 해태를 프로야구 최강 왕조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김 감독이 해태에서 거둔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9차례다.


현대 유니콘스의 김재박 감독도 빼놓을 수 없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1년간 현대를 이끈 김 감독은 1998년과 2000년, 2003년, 2004년 등 네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특히 2003년과 2004년에는 2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현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장기간 팀을 지휘하면서 꾸준히 우승 경쟁력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김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왕조 구축 사례로 꼽힌다.


최근 사례로는 김태형 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을 이끌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은 세 차례였고, 준우승도 네 차례 기록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특정 선수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선수단 운영과 강한 경쟁력을 앞세워 왕조에 준하는 성과를 냈다.


세 감독의 공통점은 단순히 오래 지휘봉을 잡았다는 데 있지 않다. 김응용 감독의 해태는 압도적인 우승 횟수와 연속 우승으로, 김재박 감독의 현대는 전성기의 지속성과 반복된 정상 등극으로, 김태형 감독의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각자의 시대를 만들었다. 장기 집권은 성과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그 성과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KT에서 써 내려갈 역사도 이제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KT는 2021년 첫 통합 우승 이후 다시 정규시즌 정상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만 왕조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과만으로 부족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추가하고, 주축 선수들의 세대교체와 전력 유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정상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올 시즌 KT는 그러한 전철을 밟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지켰고, 선수들의 부상 관리와 전력 운용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 특유의 선수 신뢰와 꾸준한 기용이 성과로 연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 남은 과제는 정규시즌의 기세를 한국시리즈까지 이어가는 것뿐이다. KT는 플레이오프 승자와 다음 달 2일부터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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