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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압수수색한 경찰, 처벌 가능할까…아주대병원 '응급의료 방해' 쟁점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6.10.19 10:25
수정 2026.10.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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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진료 방해 부인…병원은 PC 확인·자료 요구로 업무 중단 주장

응급의료 방해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영장 있어도 집행 방식 따져야…필요성·상당성 관건

법조계, 진료 차질 고지 여부·미필적 고의 판단 강조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경찰과 의료계가 진료 방해 여부를 놓고 맞섰다. 경찰은 적법한 영장 집행이었다고 강조하지만, 병원 측은 의료진의 진료·간호 업무가 중단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쟁점은 영장을 집행한 경찰관에게도 응급의료 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느냐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아주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와 소아청소년과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7월 이 병원에서 숨진 영아의 유족이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조치였다.


경찰은 센터 내 진료실 3곳 중 환자가 없던 2곳을 먼저 확인하고, 환자가 처치받던 나머지 1곳은 수 시간을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이후 처치가 끝났다는 통보를 받고 들어가 2분간 사진을 촬영했으며, 현장 확인에 걸린 시간은 총 17분으로 진료 방해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병원 측 설명은 다르다. 이지숙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장은 지난 15일 국회 기자회견 뒤 취재진에게 의사용 PC 2대와 주임간호사 PC를 차례로 확인하는 데 약 1시간 30분이 걸렸다고 주장했다. 간호파트장도 약 1시간 동안 자료 요구에 대응하면서 간호 업무가 중단됐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당시 중증 구역에서 경련이 지속되는 생후 6개월 환아에게 항경련제를 투여하고 기관삽관까지 준비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한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은 누구든지 폭행·협박·위계·위력이나 그 밖의 방법으로 응급의료종사자의 응급환자에 대한 구조·이송·응급처치·진료 등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같은 법 제60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방해 행위가 물리적 폭력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6월 28일 관련 조항에 대한 합헌 결정에서 유·무형의 영향력을 행사해 응급진료에 지장을 주거나 그 위험을 발생시킬 만한 행위도 규율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 밖의 방법은 폭행·협박·위계·위력에 준하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봤다.


경찰 로고 ⓒ연합뉴스

영장 집행의 정당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따른 행위 등 정당행위를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한다. 적법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이에 따라 보호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은 강제처분을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 하도록 정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 필요성과 관련해 증거 훼손 우려를 제시했다. 지난 12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과거 다른 의료기관 수사 과정에서 제출된 자료가 변조되거나 삭제된 정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어떤 증거 훼손 위험이 있었고 그 위험 때문에 해당 방식의 집행이 필요했는지는 별도로 따져볼 문제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의료진이 응급환자를 직접 진료하던 중 다수 경찰관의 진입이나 PC 사용 요구가 진료 절차를 심각하게 마비시키거나, 응급처치 중단을 강요하면서 물리력을 행사한 경우라면 영장이 있어도 직무 범위를 벗어난 위법 집행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 수사나 사법 판단에서 공무집행의 정당성이 폭넓게 고려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생명권을 다루는 응급의료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와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진료 방해의 고의는 수사 목적과 구분해 판단할 쟁점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려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는 데 더해 그 위험을 용인하는 의사까지 있어야 한다. 진료 차질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 변호사는 의료진이 경찰에게 긴급 환자를 처치 중이라거나 진료 차질이 우려된다는 취지로 알렸는지, 경찰이 머문 곳이 의료 처치 구역이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의료진의 진료를 우선하도록 대기했는지, 환자 상태와 무관하게 즉각적인 PC 검증과 자료 제출을 압박했는지도 판단 요소로 제시했다. 영장이 발부됐더라도 집행 방식의 적법성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자신의 행위로 진료가 방해된다는 고의가 있어야 응급의료 방해죄가 성립한다며, 영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행위를 응급의료 방해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최 변호사는 강제수사라도 증거 확보에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져야 하며 다른 의료행위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진료 방해를 인식하면서도 의료진의 반발을 의도적으로 무시했다면 경우에 따라 응급의료 방해죄 등 별도의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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