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변호사 자격 논란’ 백악관 대변인, 취임 닷새 만에 하차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입력 2026.10.17 07:35
수정 2026.10.17 08:56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최단명 대변인’ 오명…데뷔전이 마지막 브리핑돼

브리핑 준비도 미흡…전임자 ‘기관총 브리핑 과 비교


케이티 재커라이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13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첫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 임명한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이 취임 닷새 만에 전격 해임됐다. 첫 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준비 부족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변호사 자격이 없으면서도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16일(현지시간) 재커라이어 대변인이 해임됐다고 밝혔다. CNN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을 인용해 해임 사실을 보도했고, 폭스뉴스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재커라이어가 대변인직에서 물러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조지아주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자신이 재커라이어 대변인에게 “원하지 않는다면 이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그러면서 “’케이티, 당신에게 이 자리가 꼭 필요한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행복하게 지내는 편이 나을 텐데, 이 일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일은 결코 쉽지 않다‘고 해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이 재커라이어 대변인의 해임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니다. 나는 그녀가 좋은 삶을 살기를 바란다”며 “그녀는 언론으로부터 가혹한 공격을 받아왔다”고 답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재커라이어 대변인의 해임 사실이 백악관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된 점으로 미뤄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 등 보수 매체 평론가로 활동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든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다른 대변인 후보들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전력 때문에 잇따라 부적격 판정을 받자 급하게 발탁됐다. 지난 7일 백악관의 연락을 받고 이틀 뒤인 9일 캐롤라인 레빗 전 대변인(지난 8월 사임)의 후임으로 지명돼 12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자질 논란과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졌다. 그는 TV 등에서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하며 활동해왔지만, 2011년 페퍼다인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서 떨어진 것으로 밝혀진 데다 배우자가 과거 북한 회사에 대한 불법 대출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13일 열린 첫 공식 브리핑부터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14분가량 진행된 브리핑에서 상당 시간을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소개하는 데 할애한 뒤 친트럼프 성향의 언론사 기자 3명의 질문만 받고 자리를 떠났다. 그가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일부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날 보수성향 매체 ’리얼 아메리카스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선 2011∼2016년 중국 체류 시절을 회상하며 “’어떻게 중국이 차세대 강국이 될 수 있나? 그들은 제대로 된 화장실조차 없는데‘라고 생각했다”고 중국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재커라이어 대변인을 향해 “우리는 그녀가 기회가 될 때 중국을 더 자주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맞받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을 케이티 재커라이어 백악관 대변인이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특히 자신의 경력을 부풀렸다는 의혹은 치명타였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2011년 페퍼다인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중국의 법률회사에서 국제거래 관련 업무를 했다고 밝혔으며, 방송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자신을 변호사로 소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를 임명하면서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미국 어느 주에서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그는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에 불합격했으며 이후 재응시한 적도 없다고 인정했다.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당시 결혼 뒤 남편과 중국으로 이주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시험 결과가 중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국 법률 전문가들은 변호사 자격 없이 이들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네 자녀를 둔 재커라이어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6년 백악관 정무실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인턴으로 일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SNS 트루스소셜 홍보 자문과 국토안보부(DHS) 대변인을 지냈다. 트럼프 1·2기 행정부를 통틀어 6번째 백악관 대변인으로 발탁됐지만 취임 첫 주를 넘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했다.


트럼프 1기 때 막말 논란으로 임명 열흘 만에 경질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보다도 짧은 최단명 기록을 남기게 됐다. 스카라무치 전 국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기록을 깨지라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누군가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규환 기자 (sara087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