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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홍승표 화백, 어머니 그리워하며 만든 '욕쟁이 할머니집' 다큐 영화 상영한다…현대판 사모곡 주목

포천 = 오명근 기자 (omk722@dailian.co.kr)
입력 2026.10.16 23:31
수정 2026.10.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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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 대한 만남과 애틋한 그리움을 그린 영화 11월 4일 개봉

한 화백이 어머니를 8년 간병, 3년 6개월 시묘살이한 지독한 사랑

말 그림을 통해 꿈속 우주에서 어머니를 만나는 현대판 사모곡

어머니는 별이 되고 그림에는 아름다운 별빛으로 남아...편하게 놓아 드려야

“어머니가 떠나지 못하고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살아계십니다. 이제라도 편하게 놓아 드리고 싶습니다”

홍승표 화백이 15일 '욕쟁이 할머니집' 다큐 영화 상영을 앞두고 말을 통해 자신을 감싸주던 엄마의 품을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뒷쪽 벽에는 영화 포스터가 게시돼 있다.ⓒ데일리안 오명근 기자

경기 포천시 소흘읍 고모3리 된장 전문음식점 ‘욕쟁이 할머니집’을 가업승계해 운영하고 있는 홍승표(63)화백이 사모곡처럼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표현한 영화를 제작, 상영할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홍 화백이 직접 제작· 기획· 연출해 만든 ‘욕쟁이 할머니’영화는 2017년 12월 93세의 일기로 작고한 어머니 故정의만 할머니의 억척스런 삶을 다큐멘터리식으로 조명한 것으로 오는 11월 4일 메가박스를 통해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 시사회는 오는 27일 오후 7시 서울 코엑스(메가박스2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영화 시사회를 앞두고 분주한 홍 화백은 “어머니에 대한 추모와 사랑,일상의 기록 순간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 모아놓은 사진·영상·그림 등을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홍승표 화백이 15일 '욕쟁이 할머니집' 다큐 영화 상영을 앞두고 생(生)의 시간이 다 돼 사경을 헤메는 어머니와 생명선을 자르는 의사(죽음의 사자)를 표현한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홍 화백은 화가 및 서예가 활동을 하며 그림을 통해 어머니와의 만남과 사랑을 표현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만남과 이별이라는 꿈을 통해 어머니를 세상에 알리고 싶어 10년 가까이 자료를 준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어머니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 예술과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다시 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홍 화백이 말을 소재로 그린 다양한 그림외에도 어머니가 생전에 병상에서 그린 인물·동물화 400점이 소개되고 있다.

홍승표 화백이 15일 '욕쟁이 할머니집' 다큐 영화 상영을 앞두고 어머니가 생전에 그린 모자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어머니가 2017년에 연필과 크레파스로 그린 작품으로 모자상,소모는 소년,천막속의 가족,말처럼,자화상 등이

있다.


영화에 나오는 각종 사진과 영상은 3년 6개월 동안 매일 새벽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어머니 산소에 올라가 움막서 시묘살이하며 그림 그리던 얘기를 비롯, 어머니 장례식때 동네 사람들이 상여를 메고 달구지를 한 얘기,어머니가 2009년 쓰러진후 홍 화백이 8년 동안 간병한 얘기, 병상의 어머니가 벽면과 도화지에 그림을 그린 얘기, 2017년 어머니가 그린 그림 작품전시회를 개최한 얘기, 아픈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어머니 작품을 팔아 받은 돈”이라며 용돈을 드린 얘기,가족이 소요산 돌산 천막에서 어렵게 살던 얘기,포천 고모리 삼거리로 이사온 얘기, 시묘살이 끝날때 어머니 산소를 올라가다가 허리를 크게 다친 얘기, 홍 화백이 어머니를 돌본 요양병원 수간호사와 결혼한 얘기,어머니의 그림이 빛과 희망이 돼 준 얘기 등을 다뤄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

홍승표 화백이 15일 영화 상영을 앞두고 우주에서 어머니를 만나고 내려온 말들에게 어머니의 별빛이 비춰지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영화 엔딩에 나오는 장면으로 당당하게 세상을 헤쳐 나가도록 어머니가 지켜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데일리안

그에게 어머니는 어려운 시절 한평생 가족의 생계를 위해 헌신하신 세상의 존재를 초월해 다시 만날 수 있는 우주 ‘은하속에 빛나는 별’로 묘사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홍 화백은 “어머니의 체취와 발자취를 따라 옛 천막 속 보금자리로 돌아가 꿈속에서 다시 만나는 어머니와의 재회 순간을 말 그림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홍 화백이 꿈속에서 말(馬)을 통해 떠나가신 어머니를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말을 소재로 수년 동안 120여점의 작품을 그렸다. 이 그림들은 영화에서도 시퀀스로 소개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묶어 표지에 ‘洪承杓’라는 제목을 단 그림책을 만들었다.


즉, 어머니와 함께 한 시간들을 ‘욕쟁이 할머니’영화에 담아냈고 여기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하나로 묶어 ‘영혼의 붓끝이 그려낸 하룻밤의 꿈’으로 표현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뉴욕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등 4개의 국제영화제에 선정, 상영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화백은 “비록 현실속 어머니의 온기를 사라졌지만 이 그림을 통해 시공간을 넘어 어머니를 다시 만나러 가는 감동적인 꿈을 꾸었다”고 설명했다.

홍승표 화백이 15일 '욕쟁이 할머니집' 영화 상영을 앞두고 꿈에서 어머니를 만난후 다시 헤어지며 눈물로 떠나보내는 절규를 그린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홍 화백이 그린 그림들은 말을 타고 어머니를 만나고 또 헤어지는 모든 과정을 표현했고 긴 세월동안 마음속에서 사무치던 그리움을 캔버스에 아로새긴 작품이라는 얘기였다.


어머니가 다리가 심하게 아파 말을 타고 소요산에 가고싶어 했기 때문인지 말 그림을 자주 그렸다고 했다. 결국 어머니는 소요산에 가보지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그림에서라도 우주빛속에 빨간색 말(아들)과 노란색 말(어머니)을 그려 모자간의 상봉을 표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어머니를 편하게 보내 드리지 않아 어머니가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우주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어머니가 그린 그림을 미술관에 걸어놓거나 어머니가 입던 옷,쓰시던 2층 방과 유품들을 치우지 않은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이 그림책에는 각 그림마다 의미를 설명하는 애절한 사모곡 싯구들이 그림위에 적혀 있어 이해와 감성을 더해주고 있다.

“나도 말이되어 엄마의 세상으로 긴 여행을 떠난다”

“은하계에서 드디어 엄마를 만났습니다. 빛을 따라 다다른 우주의 끝자락, 영원한 안식처.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천상에서 엄마와 나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따스한 가슴,엄마의 온기를 느끼며”

“머나먼 우주를 건너 마주한 어머니의 또 다른 별빛 세상”

“아가야,슬퍼하지 마라. 지금 만남은 우주가 우리 눈물에 건넨 짧은 꿈이란다”

“엄마는 이제 저 하늘의 별이 되어 언제나 누리 아들을 따뜻하게 지켜줄게”


이러한 싯구들은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얼마나 크고 깊은 지를 절실히 느끼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홍승표 화백은 “어머니가 아직 살아계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산소에 비석을 세우지 못했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비석을 설치함으로써 이제는 어머니를 편하게 놓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홍 화백은 “자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새로운 예술 작품 분야를 공부해 나만의 독특하고 훌륭한 작품을 만들고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동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대진대 미술학부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석사과정)을 졸업한 홍 화백은 201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양화) 우수상을 수상한데 이어 2016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고 국립수목원과 국내외 유명 사찰 100여 곳 현판문을 쓰는 등 활발한 예술 활동을 벌인 서양화가·서예가로 알려져 있다.

오명근 기자 (omk72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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