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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차 값에 이 정도라고?…렉서스 ES, 운전대만 잡아도 풀리는 긴장 [시승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10.17 00:00
수정 2026.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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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ES 350h AWD·ES 500e 시승기

전장 5m 넘게 커졌지만 운전은 부담 없이 편안

만족도 높은 서스펜션, 하이브리드 연비 15km/ℓ 이상

렉서스 ES 350e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프리미엄 세단을 고를 때 ‘이름값’이 먼저냐 ‘타는맛’이 먼저냐는 오래된 고민이다. 독일 브랜드의 엠블럼이 주는 만족감도 있지만, 매일 운전대를 잡는 사람에게 진짜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얼마나 편한지, 유지비는 얼마나 드는지, 그리고 그 값이 합리적인지다.


렉서스 ‘올 뉴 ES’는 이 질문에 꽤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는다. 흔히 일본차를 떠올릴 때 생각나는 작고 아담한 모습과도 거리가 멀다. 8세대로 바뀐 ES는 길이가 5m를 훌쩍 넘어 외관부터 실내까지 커진 차체의 여유가 확실하다. 동시에 운전은 부담스럽지 않다. 크기에 대한 예상은 빗나갔지만 효율과 매끄러운 주행에 대한 기대는 제대로 채웠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에서 춘천 플로팅 플로우까지 왕복 140km를 주행했다. 시승 차량은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모델인 ES 350h AWD와 전기차 모델인 ES 500e었다. 기존 ES의 주력이었던 하이브리드에 전기차까지 더해졌다. 동력원이 바뀌면 차를 타는 느낌도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어느 쪽에서도 편안함에 대한 불만은 나오지 않았다.


렉서스 ES 350h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외관은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눈에 띄는 장식을 여기저기 붙이기보다 길게 뻗은 차체와 선으로 형태를 정리했다. 렉서스의 커다란 그릴에 익숙하다면 달라진 얼굴이 낯설 수 있지만 차 전체를 놓고 보면 복잡하거나 과하다는 인상은 적다.


차체는 뚜렷하게 커졌다. 전장은 이전보다 165mm 늘어난 5140mm, 전폭은 55mm 넓어진 1920mm다. 앞뒤 바퀴 사이 거리인 휠베이스도 80mm 길어진 2950mm다. 세단에 기대하는 여유가 크기에서부터 느껴진다.


전기차는 바닥 아래 배터리가 들어가는 만큼 더 높고 두툼해 보이지 않을까 싶었지만 막상 보니 배터리 때문에 몸집이 불어난 듯한 어색함은 없었다. 길게 이어지는 실루엣이 세단다운 비례를 유지했고, 측면의 검은색 가니시가 차체를 시각적으로 얇아 보이게 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느낌이 또 달라진다. 분명 큰 차를 타고 있는데, 움직일 때는 그 크기가 크게 의식되지 않는다.


렉서스 ES 350h 실내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실내는 외관보다 더 단정하다. 큼직한 화면과 새로운 기능을 갖추고도 운전석 주변이 어수선하지 않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하나씩 찾아보게 만드는 구성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필요한 자리에 놓았다는 느낌에 가깝다.


최근 차들은 기능이 늘어날수록 사용법부터 익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자주 쓰는 기능마저 화면 속에서 찾아야 하면 편리함보다 번거로움이 먼저다. 그런 부분에서 ES는 조작에 대한 피로가 적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단연 승차감이다. 특히 서스펜션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이 컸다. 좋은 점을 찾아내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렉서스 ES 350h 실내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운전할 때도 긴장하거나 크기를 의식하며 힘을 줄 필요가 적었다. 렉서스가 신차를 소개하며 강조한 ‘스트레스 프리’가 어떤 뜻인지 이때 와닿았다. 푹신한 좌석에 앉는 것만으로 얻는 편안함과는 다르다.


전기 모델은 회생제동을 켜도 몸이 앞뒤로 흔들리거나 속이 울렁거리는 느낌이 거의 없다. 속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감속할 때마다 ‘전기차를 타고 있구나’ 하고 의식하게 만드는 특유의 꿀렁거림이 적다.


렉서스 ES 350h AWD 주행 연비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하이브리드 사륜구동은 연비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승 중 확인한 연비는 15km/ℓ 이상으로 나왔다. 5m가 넘는 세단에 사륜구동까지 갖춘 차라는 점을 생각하면 만족스러운 수치다. 넓고 편한 차를 골랐으니 기름값은 감수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준다.


가격은 하이브리드 AWD 프리미엄 7590만원, 럭셔리 8080만원이다. 전기차 ES 500e 가격은 프리미엄 7700만원, 럭셔리 8490만원이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개별소비세 5% 기준이다. 가볍게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니지만 독일 브랜드 세단을 함께 고려한다면 이번 시승에서 느낀 만족감에 비해 꽤 합리적으로 다가온다.


렉서스 ES 350e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물론 자동차를 고를 때는 승차감 외에도 디자인과 브랜드 취향, 충전 여건 등을 따져야 한다. 일본차라는 이유로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문턱을 넘어 직접 타본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이름값이냐 타는맛이냐’라는 고민에서 ES가 꽤 강력한 후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 브랜드의 자리를 완전히 대신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가 굳이 독일차까지 가야 할 이유 하나를 지워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렉서스가 말한 ‘스트레스 프리’는 이번 ES에서 꽤 설득력 있는 표현이었다.


▲ 타깃

- 매일의 운전이 피곤하게 느껴지는 직장인

- 독일 브랜드 가격이 부담스러운 프리미엄 세단 수요자


▲ 주의할 점

- 한 번 타보면 다른 세단이 불편해질 수 있다

- 운전의 재미를 앞세운 날카로운 주행을 기대한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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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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