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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던 與 계파 갈등 '신천지'로 재점화한 김민석, 왜?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10.16 07:30
수정 2026.10.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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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집단적 가입 확인됐다"며 의혹 재점화

정청래 "덮으려는 자가 범인" 강력 반발

"총선 국면 전 친청계 정리하려는 의도"

"분란 만들 필요 없어…털고 가야 할 문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김민석(오른쪽) 후보가 8월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이 확정되자 정청래 후보와 포옹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잠잠하던 계파 갈등이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지난 8·17 전당대회 당시 제기했던 신천지의 조직적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당 자체 조사에서 집단 가입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다. 친청(정청래)계는 조사 결과와 근거를 공개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가 당원 정비와 경선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의혹을 매듭지으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반면, 총선을 앞두고 친청계를 겨냥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의심도 제기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저녁 예정에 없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 관련 처리 방법에 대해 좀 더 숙고해서 결정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처리 방법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집단 가입 규모 등 구체적인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것은 다 함구하고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논란은 김 대표가 전날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서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 조사 결과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재점화됐다. 김 대표는 "상당한 정도의 집단적 가입이 있다는 것은 확인됐다"며 "상당히 의미 있는 증언들도 축적했다"고 말했다. 조직적 경선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증언들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사 결과의 공개 범위와 후속 대응을 두고는 "최고위원들 수준에서 공개할지, 아니면 조금 더 넓혀서 의원총회 정도에서 공개할지 논의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추가로 확인할 부분을 살펴보고, 재발 방지를 위해 공개하고 정리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밝히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뒤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의 최종 조사 결과와 구체적인 수치를 보고받고, 의원총회 공개와 수사 의뢰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당 공보국도 "조사는 최근 일단락돼 최고위에 보고됐다"며 "내용 공개 수준과 후속 대응은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친청계는 조사 결과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보도가 먼저 나온 데 강하게 반발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이 조사 결과 허위 주장이었다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김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있는 대로 공개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며 "적당히 덮으려는 자가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최민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신천지 당원 관련 내용의 외부 유출을 문제 삼았다. 최 최고위원은 "신천지 당원 건 몰래 유출은 해당행위"라며 비공개 회의 내용을 언론에 흘린 경위를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가 무엇을 노리고 흘렸느냐"며 "누가 비공개 내용을 흘렸는지 끝까지 밝혀내고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조사 근거와 확인 범위가 불분명하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조사 결과 공개와 후속 조치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대표가 왜 지금 의혹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총선을 1년 반 정도 앞두고 있는 만큼 정략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전당대회 과정에서부터 신천지의 배후에 친청계가 있다는 식으로 말해 왔지 않았느냐"며 "지금 시점에 뜬금없이 신천지 개입 의혹을 수면 위로 올린 걸 두고 정치적인 의도가 없다고 보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속 조치 시기도 국정감사 이후로 못 박았다"며 "다음 총선 국면 전에 친청계를 정리하고 가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김 대표의 행보를 계파 정리 차원의 정치적 카드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고 당내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당대표가 또 다른 분란을 만들 필요가 뭐가 있겠냐"며 "내년이면 총선 모드에 돌입해야 하는데 그전에 경선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당원 정비에 나선 걸로 보면 된다. 이외에 다른 의도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김 대표가 정략적으로 신천지를 언급했다기보다는 당의 변화와 혁신, 개혁이라는 취지로 얘기하다 보니 아직 내부적으로 덜 조율된 내용까지 언론에 공개된 것 같다"면서 "이왕 공개된 만큼 언제, 누구의 지시로 몇 명이 들어왔는지, 실제 경선에 어떤 개입을 했는지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대충 묻어두고 갈 사안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를 털고 가지 않으면 신천지 문제로 압수수색까지 당했던 국민의힘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다음 당내 선거나 총선에서 거론되면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만큼 명명백백히 밝히고 부족한 부분은 후속 조치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의원들은 투명한 진상규명에 무게를 실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왕 일이 이렇게 된 바에는 신천지와 관련된 부분은 철저히 털고 가는 게 맞다"며 "어느 진영의 유불리를 따지는 구조가 아니라 당을 위한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 판국에 또 그것(신천지)까지 들고 나오는지 도대체 민주당을 이해할 수 없다. 저러니까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너무 서툴렀다. 공정하고 정의롭게 조사해서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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