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새 30% 빠진 금값…연말 반등 불씨 살아날까
입력 2026.10.16 07:02
수정 2026.10.16 07:02
금값, 고점 대비 33.6% 하락…미 긴축 우려 영향
5대 은행 골드바 판매 291억원…3년 평균의 3.4배
실질금리·달러 변수…연말 금값 3800~4500달러 전망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연초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금값이 고금리 장세에 발목을 잡히며 가파른 조정을 받고 있다.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지만, 금값이 떨어진 틈을 타 골드바를 사들이는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모습이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국채금리 움직임이 금값의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연말 반등이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금시장에서 순도 99.99% 금 가격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g당 17만9050원을 기록했다.
올해 고점인 지난 1월 29일 종가(26만9810원)와 비교하면 약 33.6% 하락한 수준이다. 연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금값이 9개월 만에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셈이다.
금값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긴축 우려가 꼽힌다.
금은 예금이나 채권과 달리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자산이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 등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커지고, 금에 대한 수요는 약해질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물가 불안이 금값에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경우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거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금값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금값이 조정을 받는 사이 국내 실물 금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2024년 월평균 판매액인 85억원의 3.4배에 달한다.
금값이 고점에서 내려오자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골드바 판매 증가가 곧바로 금값 반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제 금값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달러 가치, 국채금리 등에 영향을 받는 만큼 향후 금리 경로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국채금리가 하락한다면 금의 투자 매력이 회복될 수 있지만, 긴축 우려가 이어지면 추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값의 반등 가능성과 하락 폭을 좌우할 변수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긴축 여부와 국채금리 흐름, 달러 강세가 진정될 지가 단기적인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르면 12월로 거론되는 한국은행의 금 현물 매입 여부도 국내 금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금값이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지만, 금리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성급한 반등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승철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최근 금값 조정은 실질금리 상승이 주된 요인이라고 본다"며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재개했고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화폐가치 하락에 대비한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수요 등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도 "AI 투자 붐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추가 금리 인상 기대, 달러 강세가 금값 하락의 주요 요인"이라며 "긴축 우려가 완화되면 금값은 반등할 수 있으며, 연말 국제 금값은 온스당 3800~4500달러 수준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가 매수와 자산 분산 수요가 함께 반영되면서 골드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의 금 매입은 보조적인 호재인 만큼, 금값 반등의 핵심 변수는 미국 실질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전환"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