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자주 쓰는 고객 잡아라…카드사 '선택과 집중'
입력 2026.10.16 07:08
수정 2026.10.16 07:08
8개 카드사 상반기 연회비 수익 첫 8000억 돌파
프리미엄 확대·인기 플랫폼 PLCC 경쟁
알짜카드 줄이고 고객별 특화 상품 강화
카드사들이 고연회비 프리미엄카드와 인기 플랫폼 제휴카드(PLCC)를 확대하며 고객별 소비 특성에 맞춘 상품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카드사들이 소비력이 높은 고객과 특정 브랜드를 자주 이용하는 충성 고객을 겨냥해 상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연회비 프리미엄카드로 수익을 늘리는 한편 인기 플랫폼과 손잡은 제휴카드로 반복적인 결제를 유도하는 등 고객별 소비 특성에 맞춰 수익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1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8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653억원)보다 4.8%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 연회비 수익이 8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간 연회비 수익도 2020년 1조686억원에서 지난해 1조5317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자금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카드사들은 높은 연회비를 지불하더라도 차별화된 혜택을 원하는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회비 수익이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로 19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한 규모다.
현대카드는 지난 3월 2030세대를 겨냥한 연회비 20만원의 '디 오렌지'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제네시스와 손잡고 연회비 80만원의 '제네시스 현대카드 디 아너스' 등을 선보였다.
삼성카드도 연회비 수익이 1536억원으로 4.0% 늘었다.
지난해 프리미엄 입문 고객을 겨냥한 'THE iD. 1st'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연회비 30만원의 '포르쉐 삼성카드'를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디오퍼스'를 선보인 이후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회비 수익은 607억원으로 11.3% 증가해 8개 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고객 특화 전략은 고연회비 상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프리미엄카드가 소비력이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는 특정 브랜드를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고객을 겨냥한다.
PLCC는 카드사가 유통·플랫폼 기업 등과 손잡고 해당 브랜드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제휴사의 고객 기반을 활용해 지속적인 카드 사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이달 컬리와 손잡고 '컬리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토스와도 제휴카드를 선보이는 등 쇼핑과 핀테크 플랫폼으로 협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카드는 기존 주요 제휴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 네이버와 세 번째 제휴 상품인 '네이버 현대카드 에디션3'를 출시한 데 이어 CJ올리브영과도 새로운 PLCC를 선보였다.
KB국민카드 역시 쿠팡과 손잡고 '쿠팡 와우 카드'를 운영하며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이처럼 인기 플랫폼과의 제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신규 회원 모집 비용을 줄이면서 카드 이용 실적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휴사 역시 할인·적립 혜택을 통해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반면 폭넓은 할인과 적립 혜택을 제공하던 기존 상품은 정리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에서 신규 발급이 중단된 카드는 2024년 595종, 지난해 525종으로 2년 연속 500종을 넘어섰다.
카드사들이 상품 운영 효율화에 나서면서 저렴한 연회비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던 이른바 '알짜카드'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간 불특정 다수에게 폭넓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고객의 소비력과 이용 성향에 따라 혜택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다만 고객 특화 상품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카드는 높은 연회비만큼 부가서비스 비용이 발생하고, PLCC 역시 높은 적립률에 따른 비용 부담이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카드와 PLCC 모두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상품인 만큼 단순히 발급량을 늘리는 것보다 실제 이용 실적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혜택 제공에 따른 비용을 감안하면 고객이 카드를 얼마나 꾸준히 사용하느냐가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