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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쌓은 제품 신화…빙그레, 해외서 새 역사 쓸까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10.16 07:53
수정 2026.10.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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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브랜드 바나나맛우유·메로나

미·중국 성장세…유럽·중남미 확장

식물성 제품·중동 등 수출 다변화

ⓒ빙그레

빙그레가 기존 장수 브랜드를 들고 해외로 향하고 있다. 식품업계가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비자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빙그레는 국내에서 오랫동안 쌓은 제품 경쟁력을 해외에서 입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1967년 대일양행을 모태로 출발한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 등 오랜 기간 소비자와 접점을 쌓아온 제품군을 미국·중국·베트남·호주 등 해외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멜론 맛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던 중, 1995년 예상치 못하게 하와이에서 처음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던 메로나를 보고 미국 현지 교민 사업가가 하와이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메로나의 첫 해외 수출이었다"고 설명했다.


ⓒ 빙그레

미국에서 가능성을 본 빙그레는 201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해 메로나를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형 유통 채널인 코스트코에 입점하는 등 미국 시장에 안착했다.


빙그레의 미국 진출 성과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상반기 미국 법인 매출은 8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62억원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 순이익 40억원의 4배를 웃돌았다.


빙그레 관계자는 "각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과 취향을 고려해 망고·딸기·바나나·코코넛·타로·피스타치오 등 다양한 맛의 메로나를 개발했다"며 "식물성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해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는 데도 노력했다"고 말했다.


메로나보다 약 20년 전 1974년 출시된 바나나맛우유는 2008년 중국으로 처음 진출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 중국은 흰 우유 시장 자체가 작고 그 중에서도 가공유 시장은 거의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현지 편의점 중심의 유통망을 구성했고, 국내에선 관광객들의 주요 방문지에 바나나맛우유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시장 안착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중국 진출 초기 냉장 유통과 짧은 유통기한이 판매처 확대의 제약이었다. 이에 빙그레는 보관 기간을 늘린 멸균팩 제품을 도입하고 중국 현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우선 공략했다.


ⓒ빙그레

익숙한 제품을 그대로 가져가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 환경에 맞춰 상품 형태와 판매 방식을 바꾼 것이다. 이후 빙그레는 2014년 상하이에 해외법인을 설립하고 유통기한을 확보한 달 항아리를 닮은 오리지널 바나나맛우유를 통해 중국 유통망 확대에 나섰다.


이에 따라 중국 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3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1.4% 성장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 증가세다. 공시에 따르면 빙그레의 해외 수출 년도별 비중은 2020년 7.8%에서 2023년 1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13%까지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사업과 내수 수요 개선 등이 실적 상승 전망에 주효했다.


빙그레는 기존 브랜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K-EXPO 멕시코'에 참가해 바나나맛우유와 메로나를 선보이며 중남미 시장 공략을 모색했다.


'시알 파리 2026' 빙그레 홍보 부스 조감도. ⓒ빙그레

또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시알 파리(SIAL Paris) 2026'에 참가해 바나나맛우유를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식물성 메로나와 붕어싸만코의 제품군도 확대할 방침이다.


기존 브랜드를 새로운 시장에 알리는 동시에 식물성 제품으로 해외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혀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한다는 전략이다.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통합도 해외 사업 확대의 긍정적 요인으로 전망된다. 앞서 빙그레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4월 흡수합병을 마무리했다.


부라보콘·누가바·바밤바 등 기존 해태 브랜드를 해외 영업망에 연결하면 새로운 브랜드를 처음부터 육성하지 않고도 수출 제품군을 넓힐 여지가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빙그레 관계자는 "최근 중동 국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로도 수출을 시작했다"며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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