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청문회서 부각된 여권 분열…'정치검사' vs '반윤 소신파'
입력 2026.10.15 01:48
수정 2026.10.15 02:07
민주당 내부서도 엇갈린 적격성 평가
국민의힘은 검찰개혁 부작용 지적 등
국회 행안위, 15일 경과보고서 채택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안위원 질의를 듣고 있다.ⓒ연합뉴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의 적격성을 둘러싼 여권 내부 갈등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차 부각됐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과 조국혁신당은 검찰 재직 시절 행적을 문제 삼았지만 다른 민주당 의원들은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은 검사라며 엄호했다. 국민의힘은 여권 내 갈등을 파고들며 중수청의 준비 부족과 수사 공백 우려를 제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4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부인하고 과거 검찰의 정치적 수사 관행을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을 검찰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로 꼽았으며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정치검사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재명 정부의 코드 인사라는 의혹도 일축했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으며 후보자 지명 사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알았다고 설명했다.
"정치검찰 공범" vs "정권 눈치 안 보는 검사"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20년 서울고검 차장검사 재직 당시 정진웅 전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하는 과정에 결재한 경위를 추궁했다. 정 전 부장검사는 한동훈 당시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폭행을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후보자는 "결재한 걸로 기억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독직폭행죄로 기소하는 데 반대했으며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윤 의원은 "한동훈을 지키기 위해서 정치 검찰이 단합한 이 과정에서 후보자의 비겁한 선택이 드러났다"고 질타했다.
김 후보자는 정 전 부장검사의 독직폭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검토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며 해당 보고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식 이의제기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서도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기소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식 이의제기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추궁받자 제출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끝까지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관계자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사과드릴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두고 "정치 검사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도 초대 중수청장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반면 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반윤'이고 소신과 실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상식 의원은 과거 행적을 현재의 기준으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 간사인 이해식 의원도 검찰의 위계적인 조직문화를 고려하면 서면 이의제기가 어려웠을 것이라며 김 후보자를 두둔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행안위원들과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검사 시절 소신을 따져 물었다. 주호영 의원은 권력의 회유나 압박을 물리친 구체적인 사례를 요구했지만 김 후보자는 별다른 사건을 제시하지 못했다. 김 후보자가 "사실과 법리만 따랐다"고 주장하자 주 의원은 존경하는 선배 검사도 물었으나 특정 인물을 꼽지 못했다. 박상웅 의원은 "기회주의라는 평가가 상당히 많다"며 소신과 책임감을 문제 삼았다.
집단행동 차단 약속…임은정 감찰엔 "관여 안 할 것"
김 후보자가 2020년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에 문제를 제기하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한 사실도 도마에 올랐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당시 행동과 중수청 내부의 집단행동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 상충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다른 검사장들과 의사를 교환하지 않았다며 집단행동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어떤 정치 성향을 띤 집단행동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해서 지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을 공개 비판해 온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과 관련해서는 "어떤 특정 세력이 주도하거나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조직 기강을 강조했다. 다만 임 청장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감찰에 대해서도 "관여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중수청의 준비 부족과 수사 공백 가능성을 집중 거론했다. 박덕흠 의원은 여권 내부 갈등으로 청문회가 늦어졌다고 비판하며 중수청의 졸속 출범을 문제 삼았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중수청 출범 이후 '내란 범죄 척결'을 강조한 사실을 짚었다. 추가로 수사할 내란 관련 의혹을 묻자 김 후보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다. 중수청의 1호 사건이 내란 사건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말씀드리지는 않았다"며 확답을 피했다.
보완수사권과 사건 인계 과정의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공소청과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영배 의원이 수사정보 유출 방지 대책과 내사 사건의 유실 가능성을 거론하자 내부 대책 마련과 정확한 인수인계를 약속했다.
행안부 장관의 수사 개입을 막기 위한 내부 규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당한 수사 관여가 이뤄질 경우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그렇다.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마무리 발언을 통해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충실히 구현하고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국회 행안위는 15일 서울시 국정감사 시작 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적격 의견을 병기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