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도 제시 못한 정부…금융기관 지방 이전 강행하나
입력 2026.10.15 07:14
수정 2026.10.15 07:18
정부, 4분기 공공기관 이전안 예고…금감원·금융기관 '촉각'
세종 이전 경제·분산 효과, "명확한 자료 못 찾아"
별도 효과 분석 향후 준비…"당사자 설득할 근거 있어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중대범죄수사청, 경찰청 등 총 44개 기관(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 규모)의 세종 이전을 확정 발표했다. ⓒ뉴시스
정부는 기존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집중 완화 효과도 확인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이 확정됐다.
여기에 금융감독원과 정책금융기관의 추가 이전까지 검토하고 있어 금융권 안팎으로는 지방 이전의 정책적 명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금융위를 이전 대상에 포함했다.
금융위는 내년 하반기 세종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의 세종 이전을 확정한 상황에서 금감원과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는 금감원과 한국은행, 국책은행 3곳 등의 이전 여부에 대해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방안과 함께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올해 4분기 관련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지방 이전에 따른 경제적·분산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김하균 행정안전부 청사관리본부장은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 브리핑에서 "세종시를 건설한 이후 분산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종시 출범 이후 약 14년이 지났지만 "(수도권 집중 완화에 미친) 커다란 효과도 확인하기 좀 어렵다"고 부연했다.
기존 이전의 효과를 뒷받침할 별도 분석도 현재 마련돼 있지 않다.
행안부는 행복청·세종시 등과 협업해 관련 사항을 분석한 뒤 추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관련 연구 계획을 묻는 질문에 "관련된 사항들을 조금 분석을 해서 또 차후에 한번 설명을 드리려고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행정기관 이전만 떼어내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수도권 균형발전은 여러 정책이 함께 작용하는 만큼 행정기관 이전의 효과만 별도로 산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역균형성장 정책 전반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 역시 이번 지방 이전의 효과를 직접 검증하는 연구와는 거리가 있다.
국무조정실 국토공간대전환 정책 실무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의 '5극3특' 지역 균형성장 정책이 지역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핵심 지표를 연구하고 있다.
'5극3특'은 행정기관·공공기관 이전뿐 아니라 기업 투자와 산업 육성 등 여러 균형성장 정책을 포괄한다.
금융권에서는 이전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설득 없이 기관의 소재지만 옮길 경우 실질적인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지 않는 '무늬만 지방 이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직원들의 생활 기반과 업무상 네트워크가 수도권에 그대로 남으면 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하더라도 해당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주중에만 머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 인구 유입과 지역 소비 등 정부가 기대하는 지방 이전 효과도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에 조성된 혁신도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는 "주말마다 황무지가 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에 반대하는 입장에서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봤지만 지방 이전의 실질적인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지방 이전의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추가 이전을 추진한다면 문제가 있다"며 "이전 대상 기관을 설득할 수 있는 근거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