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판매 쥔 GA, 국감서 책임론 부상…감독 강화 분기점
입력 2026.10.14 07:08
수정 2026.10.14 07:08
GA 설계사 31만9000명…전체 44.8% 차지
대형 GA 32곳 제재 42건…위법행위 반복
판매전문회사 입법 추진 속 경영진 책임 주목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정감사에서 모집질서 위반과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본사와 경영진의 책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보험 판매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법인보험대리점(GA)의 내부통제와 감독체계가 시험대에 올랐다.
대형 GA의 모집질서 위반이 반복되는 가운데 판매수수료 규제와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논의까지 이어지면서 확대된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 강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까지 대형 GA 32곳이 보험 모집 관련 위법행위로 받은 제재는 총 42건으로 집계됐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제재 건수는 2024년 14건, 지난해 10건, 올해 18건이다.
주요 위반행위는 다른 설계사 명의를 이용한 보험 모집과 부당 승환계약, 불법 수수료 지급 등이다.
일부 GA에서는 유사한 위반행위로 여러 차례 제재를 받기도 했다.
법인에 부과된 과태료는 17억6540만원으로, 지난 6월 금융위원회가 추가 의결한 55억2590만원까지 합하면 72억9130만원에 이른다.
이 같은 제재에도 위반행위가 반복되면서 기존 감독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GA에 대한 관리책임이 중요해지는 배경에는 보험 판매시장에서 확대된 영향력이 자리한다.
지난해 말 기준 GA 소속 보험설계사는 약 31만9000명으로 2024년보다 10.6% 증가했다. 전체 설계사 71만2000명 가운데 GA 소속 비중은 44.8%에 달한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판매하는 GA가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보험사들의 GA 영업조직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졌다.
GA의 위상 변화에 맞춰 관련 제도도 잇따라 개편됐다.
7월부터는 보험사에 적용되던 모집수수료 1200%룰이 GA에도 확대 적용됐다. 대형 GA에는 보험상품별 판매수수료 등급과 순위를 비교·설명하는 의무도 부과됐다.
지난달 발의된 관련 법안에는 일정 요건을 갖춘 GA에 보험계약 모집뿐 아니라 계약 유지·관리와 보험사고 접수 등의 업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의무를 강화하고 모집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처럼 GA 몸집이 커진 데다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독립적인 판매조직이라는 특성상 특정 보험사가 영업 조직 전반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부터 보험사가 GA의 소비자보호 수준과 위탁업무 수행 현황 등을 평가하도록 하는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대형 GA에 대한 판매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보험사가 강한 제재에 나서기는 어렵다.
또 개별 보험사의 관리만으로는 GA 전체의 영업행위를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대형 GA 본사와 경영진의 관리책임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감에서는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보험설계사 수수료 환수 관행과 모집질서 위반 등에 관한 질의를 받았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인카금융서비스가 보험계약 해지 시 설계사에게 지급한 수수료의 최대 120%를 환수하는 관행을 문제 삼았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6월 인카금융서비스에 기관경고와 과태료 53억1110만원을 의결했다.
당시 검사에서는 기존 보험계약과의 비교안내 의무 위반과 타인 명의를 이용한 보험 모집, 모집수수료 부당 지급 등이 적발됐다.
김 의원은 개별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를 넘어 본사와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하고 설계사 이동이나 계약 이관을 통한 제재 회피를 막을 감독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각심을 갖고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판매수수료 규제와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 국감으로 GA 본사와 경영진의 내부통제 책임을 다시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GA가 보험 판매의 핵심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개별 설계사의 위법행위뿐 아니라 본사 차원의 관리책임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존 제재만으로는 모집질서 위반을 막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내부통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감독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