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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맘 잡고 파리 공략하고”…한섬, ‘이중 공략’ 승부수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10.14 07:16
수정 2026.10.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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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브랜드는 파리로, 해외 브랜드는 국내로

청담은 럭셔리, 대치는 고객 밀착…플래그십 차별화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진행된 타임 2027 SS 프레젠테이션의 런웨이 모습ⓒ한섬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이 자체 브랜드의 해외 진출과 해외 브랜드의 국내 도입을 병행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수입 브랜드로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위한 구상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섬은 ‘타임’과 ‘시스템’을 앞세운 글로벌 브랜딩과 해외 패션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를 주요 성장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는 유럽 시장에서 유통망을 넓히고, 국내에서는 해외 브랜드를 추가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먼저 자체 브랜드의 해외 사업은 ‘타임 파리’와 ‘시스템 파리’가 중심이다. 두 브랜드는 2019년부터 7년째 참여중인 파리패션위크에서 선보였던 컬렉션을 국내에서 독립 브랜드화한 것으로 기존 타임·시스템과 달리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과감한 소재와 디자인이 특징이다.


시스템 파리는 프랑스 파리를 거점으로 현지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섬은 2014년 파리 마레지구에 문을 연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를 2024년 시스템 글로벌 플래그십으로 전환했다. 올해 1월에는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오스만 본점에 정규 매장을 열었다.


영국에서도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시스템 파리는 지난 9월부터 런던 해러즈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부터 해러즈 자체 편집숍에서 판매한 코트·바지 등 일부 제품이 완판되면서 해러즈 측의 제안으로 별도 팝업이 성사됐다.


타임 파리는 파리패션위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올해 3월 여성 파리패션위크 공식 캘린더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이달까지 두 차례 연속 무대에 올랐다.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발판을 마련한 만큼 프랑스를 거점으로 해외 홀세일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ith Seoul외부 전경ⓒ한섬

국내에서는 해외 브랜드를 앞세워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한섬은 2022년 이후 아워레가시·피어오브갓·리던·키스 등을 잇달아 도입하며 수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한섬에 따르면 이 기간 선보인 해외 패션 브랜드 12개의 올해 1~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신규 해외 브랜드 가운데서는 키스(KITH)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한섬은 2024년 5월 서울 성수동에 글로벌 플래그십 ‘키스 서울’을 열고 국내 사업을 본격화했다. 매출의 90%가 외국인 고객에게서 발생하고 있을 만큼 방한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혜를 받는 브랜드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힘을 싣는 브랜드는 미국 ‘스킴스(SKIMS)’다. 한섬은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의 브랜드 스킴스의 국내 전개를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통해 국내에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올해 정식 수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연내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에 스킴스의 국내 첫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향후 백화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플래그십은 홍콩 매장과 더불어 스킴스가 아시아 시장에 선보이는 첫 상설 매장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섬은 스킴스를 포함해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브랜드 3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프리미엄 러닝 브랜드 ‘새티스파이(SATISFY)’의 국내 유통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새티스파이는 현재 국내 일부 편집숍 등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섬 정규연 해외패션전략팀장은 “타임과 시스템이 파리 패션위크에 매 시즌 출품할 정도로 글로벌 패션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중요하게 여기는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한섬과의 계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타임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한섬

한섬은 국내 플래그십의 운영 목적도 세분화하고 있다.


일례로 청담동 ‘타임 서울’은 타임의 글로벌 럭셔리 이미지 구축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이 매장은 타임·타임옴므·타임 파리 등 전 라인업을 한곳에 모았다. 매장 전용 제품과 신제품 선공개, 카페 타임 등을 통해 제품 판매와 브랜드 경험을 함께 제공한다.


해외 패션·유통 관계자에게 타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쇼룸 역할도 맡는다. 국내외 고객은 물론 글로벌 패션·유통 관계자들에게 타임의 헤리티지와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타임 서울은 국내에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집약해 보여주는 거점인 셈이다.


반면 올해 2월 대치동에 문을 연 ‘더한섬하우스 서울점’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데 무게를 뒀다. 한섬의 여러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묶어 선보이는 복합형 매장으로, 대치 학원가에 자녀를 데려다주는 40·50대 여성 고객이 주요 타깃이다.


특히 4층에 위치한 ‘카페 타임’이 대치맘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학원가가 밀집한 대치동에 등교나 학원 라이딩 전후로 갈 만한 브런치 카페가 없다는 점에 착안해 브런치와 디저트 메뉴를 대거 마련한 게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섬 유태영 해외패션본부장 전무는 “신규 해외패션 브랜드들은 고성장세를 보이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발굴해 타임·마인·시스템 등 국내 브랜드와 함께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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