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술 안먹는 시대, 연말 특수도 흔들…주류업계 셈법 제각각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6.10.14 07:30
수정 2026.10.14 07:3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주류 내수 부진, 수년 째 장기화

대형 행사 줄이고 소비층 세분화

상권 마케팅·브랜드 다변화 대응

ⓒ게티이미지뱅크

연말 송년회와 회식에 주류 판매를 끌어올리던 업계의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고물가와 내수 부진에 음주 문화 변화까지 겹치면서 주류 소비 감소 흐름이 장기화 하고 있어서다.


주요 주류업체들은 연말 수요를 겨냥해 제품군을 넓히고, 소비층을 세분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은 지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류 출고량은 298만7726㎘로 집계됐다. 2022년 326만㎘를 기점으로 계속 줄더니 1998년 이후 27년 만의 최저 수치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맥주 출고량은 151만8931㎘로 전년(163만6788㎘) 대비 7.2% 감소했다. 희석식 소주 출고량도 79만3000㎘로 전년(81만6000㎘)보다 2.8% 줄어 3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업체의 실적에서도 시장 위축 흐름이 나타났다. 국내 주류업계 1위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감소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외형 축소 흐름이 이어졌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매출이 7%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반기 실적만으로 주류사업의 회복세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주류업계의 고심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출고량 감소 흐름이 나타난 2023년부터 업체들은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행사 등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했다. 달라진 음주 문화 속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신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주류 소비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업계의 마케팅 활동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가 종료되기 시작한 2023년 이후 주류업계 전반에서 소비자 프로모션과 연말 캠페인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도 업체가 대형 행사를 진행하면 경쟁사도 대응 차원에서 마케팅에 나섰지만, 최근에는 추가 매출 효과가 불확실해지면서 행사 참여 자체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케팅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올해 연말 업황 전망도 어둡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올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전망지수에서 발효주 부문은 65.4를 기록했다. 전 분기 전망치인 112.7보다 47.3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조사 대상 15개 부문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서울 종각역 일대 호프집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올해 하반기 업황 전망도 어둡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올해 4분기 식품산업 경기전망지수에서 발효주 부문은 65.4를 기록했다. 전 분기 전망치인 112.7보다 47.3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조사 대상 15개 부문 가운데 가장 낮았다.


증류주 부문은 전 분기보다 8.0 포인트 떨어진 90.5에 그쳤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 업체보다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많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통상 날씨가 추워지는 11월~12월 연말엔 평달 대비 판매가 증가하는 상황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2~3년의 흐름과 주류 문화의 변화를 고려하면 연말 시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연말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류업계의 대응도 기존 고객을 붙잡고 세분화된 수요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오비맥주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새로 기획하기보다 기존 상권 활동과 지역별 마케팅을 이어가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연말 모임이 열리는 상권을 중심으로 소비를 유도하되, 내수 부진을 고려해 비용 집행에도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는 일부 브랜드 광고와 지역별 영업 프로모션을 이어간다. 유튜브와 온라인 매체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고, 각 지역의 영업 현장에서도 소비 촉진 활동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제품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소비 수요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도수를 낮추고 향과 맛을 더한 제품으로 기존에 술을 즐기지 않던 소비자를 공략하는 한편, 단종 브랜드였던 '캪틴큐'를 최근 재출시해 중장년층의 향수와 젊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동시에 겨냥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술을 마시지 않던 소비자도 찾을 수 있도록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시장과 소비 취향이 세분화된 만큼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