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 키즈 방찬의 프로듀싱과 꾸준한 나눔…스스로 빛을 내고 온기를 나누는 법 [D:PICK]
입력 2026.10.11 14:10
수정 2026.10.11 14:10
작사·작곡에 편곡까지…쓰리라차에서 팀의 소리를 만드는 리더
‘소리꾼’·‘락’에 담은 한국어 말맛,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개성
생일 맞아 3억원 기부…아동·청년 지원부터 환경 보호까지
스타의 생일은 팬들의 축하가 온전히 집중되는 날이다. 그러나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의 리더 방찬은 그날을 타인의 일상을 살피고 돕는 기회로 확장해 왔다. 지난 3일 생일을 맞아 난청 청년과 취약계층 아동·청소년, 그리고 해양환경 보호를 위해 총 3억 원을 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자신의 이름으로 쏟아지는 관심과 사랑을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환원한 것이다. 하지만 방찬을 설명하는 이야기가 비단 선행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그에 앞서 자신이 부를 음악을 직접 만들어온 오랜 시간이 존재한다.
방찬은 창빈, 한과 함께 팀 내 프로듀싱 유닛 '쓰리라차(3RACHA)'로 활동하며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적 뼈대를 구축해왔다. 2018년 데뷔곡 ‘디스트릭트 9’(District 9)부터 주요 타이틀곡 작업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소리꾼’과 ‘락’(樂) 같은 대표곡에서는 공동 작사·작곡을 넘어 편곡까지 주도했다. 멤버들과 외부 프로듀서들이 함께 완성한 음악의 틀 안에서 노랫말과 선율은 물론 곡의 구체적인 소리와 질감까지 직접 설계한 것이다. 방찬에게 창작 역량은 팀이 세상에 들려줄 사운드의 방향을 결정하는 무기다.
스트레이 키즈 방찬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소리꾼’은 그러한 태도가 한국어의 말맛으로 구현된 대표적인 곡이다. 노래 속에서 온전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소리꾼’은, 타인을 향해 훈수를 두는 ‘잔소리꾼’과 재치 있게 대비된다. 유사한 발음의 단어를 연결하면서도 자신들의 확신과 비판자들의 위치를 선명히 가르고, 한국어 고유의 어감과 리듬으로 팀의 자신감을 보여준다.
‘락’에서도 한국어는 곡의 정체성을 빚어내는 핵심 재료로 쓰였다. ‘극락’, ‘날벼락’, ‘노랫가락’의 끝소리를 유기적으로 잇고 즐거움을 뜻하는 한자 ‘樂’과 음악 장르인 ‘록’(rock)의 동음이의적 요소를 재치 있게 결합했다. 뜻을 전달하는 동시에 반복되는 발음 자체로 강렬한 박자와 흥을 자아낸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영어 가사만을 고집하는 대신 우리말의 소리와 리듬을 적극적으로 살려낸 영리한 공동 창작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스트레이 키즈의 음악은 해외 청자를 사로잡기 위해 모국어의 색채를 지울 필요가 없음을 증명한다. 그 중심에 선 방찬의 역할은 동료 창작자들과 함께 그 언어가 어떤 선율과 리듬으로 청자의 귀에 닿을지 세밀하게 조율하는 데 있다. 작사와 작곡, 편곡을 자유롭게 오간다는 것은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실제 음악으로 구현하는 전 과정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음을 뜻한다.
스트레이 키즈 방찬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렇게 음악적 성취로 다진 영향력과 결실을 어떻게 사회에 나눌 것인가는 또 다른 선택의 문제다. 방찬은 지난 2024년 생일에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기부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삼성서울병원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각각 1억 원을 전달하며 환아 치료와 아동 지원에 힘을 보탰다.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기념일을 주변을 돌보는 날로 꾸준히 정례화했다.
올해 생일 기부에서는 지원의 폭과 시선이 한층 더 넓어졌다. 난청 청년의 의료 및 사회 복귀를 돕는 '히어사이클',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의 장학금과 성장을 지원하는 '월드비전', 그리고 해안 정화 및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을 펼치는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까지 손을 뻗었다. 개인의 치료 지원부터 아이들의 미래, 그리고 함께 살아갈 자연환경까지 균형 있게 살핀 흔적이 묻어난다.
방찬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수많은 곡에 이름을 올렸거나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했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창작자로서의 역량을 팀의 고유한 음악적 개성으로 승화시키는 동시에 그 성공으로 얻은 여유를 사회에 구체적인 온기로 돌려주는 선순환을 반복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대 위에서는 자신이 부를 노래와 사운드에 무거운 책임을 지고, 무대 밖에서는 받은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한다. 방찬이 보여주는 진정한 스타의 품격은 화려한 수식어보다 이 두 가지 가치를 삶 속에서 증명해 내는 태도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