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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 이하 오래된 빚, 반복 추심 막는다…소멸시효 연장 제동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10.12 06:00
수정 2026.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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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여전사 3000만원 이하 대상

사실상 못 받는 채권 ‘대손’ 처리 뒤에도 추심 이어온 관행 개선

은닉재산 발견 등 불가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시효 연장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금융회사가 오래된 연체채권의 소멸시효를 반복해서 연장하며 빚 독촉을 이어가는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앞으로 일정 금액 이하 개인 연체채권은 금융회사가 대손으로 인정받으려면 예정된 시점에 소멸시효를 끝내는 것이 원칙이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2일부터 이 같은 내용의 개정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손 인정’은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사실상 돌려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채권을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은행이 빌려준 돈이 장기간 연체돼 회수 가능성이 낮아지면 해당 채권을 정상 자산으로 계속 잡아두는 대신 대손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금감원으로부터 대손 인정을 받으면 세법상으로도 손실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대손으로 인정받았다고 해서 채무자의 빚 자체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금융회사는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채권을 대손으로 처리한 뒤에도 지급명령 등을 통해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었다.


이미 회계상 손실로 처리한 채권을 계속 보유하면서 장기간 추심을 이어갈 수 있었던 셈이다.


이번 개정은 이런 관행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 금융회사가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에 대해 대손 인정을 신청하면 신청서에 적힌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에 시효를 끝내거나 채권을 포기하는 조건이 붙는다.


적용 대상은 은행과 보험사의 경우 5000만원 이하,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은 3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이다.


다만 채무자가 숨겨놓은 재산이 뒤늦게 발견되는 등 돈을 받을 가능성이 새로 확인되면 예외적으로 소멸시효를 연장할 수 있다.


파산·회생 절차 때문에 법적으로 시효가 중단되거나 신용회복위원회 또는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을 이행하고 있는 경우도 예외에 포함된다.


채권을 다른 금융회사 등에 팔더라도 소멸시효 완성 의무는 유지된다.


매각 계약서에 시효가 끝나는 날짜와 시효 완성 의무를 적고, 채권을 판 금융회사가 새 채권자가 이를 지키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 제도는 올해 4분기 금융회사의 대손상각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이미 소멸시효를 연장한 채권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시효를 연장한 뒤 3년이 지나면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다시 살펴보고, 갚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음 시효가 오기 전이라도 채권을 포기할 수 있도록 재심사 절차를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별 연체채권 관리 실적도 공개할 계획이다.


은행·저축은행·여전사·상호금융의 채권 포기와 채무조정, 채권 매각 실적 등을 업권별 금융협회를 통해 반기마다 공시할 예정이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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