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매도한 외인이 사들인 '종목', 추종 매수 괜찮을까
입력 2026.10.09 07:07
수정 2026.10.09 07:07
외국인, 정유주는 사들여
전쟁 여파로 국내업계 '반사이익'
유가 안정되도 정제마진 높을 듯
이미 오른 주가…매수 시점 고민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외국인이 지난달부터 국내증시에서 30조원가량을 순매도하면서도 정유 업종은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전쟁 불확실성으로 유가 고공행진이 반복되는 데다 전쟁 여파로 주요국 정유시설이 파괴되며 국내 관련 업계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국내증시에서 약 29조413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SK이노베이션(약 3558억원), S-Oil(약 807억원) 등 정유 관련 업종은 순매수했다.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 성장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S-Oil, HD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 국내 4대 정유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조8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24~2025년 연간 영업이익이 1~2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 성장세다.
특히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11조2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6%가량을 차지했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뿐만 아니라 정제마진 개선 효과가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며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유가 영향이 약화될 수 있으나,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이 영업실적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중동 출구전략'이 급물살을 타더라도 당분간 정유 업계는 호황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전쟁 여파로 피해를 입은 중동·러시아 지역 정제설비가 가동에 차질을 빚고 있어 석유제품 공급 부족과 정제마진 개선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미국 정유시설이 높은 가동률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절대적 재고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국내 업계 수혜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유 관련 기업들은 설문조사에서 에너지 가격 정상화까지 향후 4개 분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며 "현물 시장의 물리적 타이트함이 장기화될 국면"이라고 짚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종전 이후 2~3년까지는 글로벌 정제설비 부족이 지속되면서, 과거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인도의 정제설비 가동 차질은 중동산 원유의 조달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빠른 시일 내 안정화될 것"이라면서도 "중동·러시아에서 가동 중단된 대부분의 정제설비는 분쟁 해소 이후 정상 가동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심설비가 파괴된 경우, 정상 가동까지 최대 3년이 걸릴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전쟁 포화에서 벗어난 국내 기업들을 향한 구애가 심화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관련주 상승세가 이어져 온 만큼, 매수 시점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부족 환경 등을 반영해 정유주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해당 이슈가 이미 가격에 반영된 만큼, 추격 매수보다 저가 매수를 위해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