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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이브리드까지 막는 EU…현대차에 득일까 실일까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10.08 15:30
수정 2026.10.08 15:30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EU,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이어 하이브리드 수입제한 검토

현대차·기아, 체코·슬로바키아 생산기지 승부수

중국차 견제 반사이익 기대 속 유럽 업체와 경쟁 부담

韓 하이브리드도 포함되면 현지 생산 확대·공급망 재편 과제

위 이미지는 AI로 생성됨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이어 하이브리드차까지 수입장벽을 높이려는 모양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에 부과된 고율 관세를 피해 하이브리드차로 판매 전략을 전환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중국 업체들과 유럽 시장에서 경쟁 중인 데다,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의 입장에선 대중국 견제가 강화될 수록 상대적인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향후 수입규제가 한국으로 확대될 경우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재편은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EU의 자발적 수출 제한 요구를 거부하자 일방적인 수입규제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 중 하나는 일정 물량까지 수입을 허용하되 이를 초과하면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이다. 다만 구체적인 수입 한도와 관세율, 시행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EU가 하이브리드차까지 규제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이 기존 전기차 관세를 피해 판매 전략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2024년 10월부터 중국산 순수전기차에 기존 10% 관세 외에 업체별로 최대 35.3%의 추가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중국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로 전략을 우회하면서 EU 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수입량은 2024년 10월 약 3800대에서 올해 7월 약 5만대로 급증했다.


EU가 검토 중인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는 기존 상계관세와 성격이 다르다. 상계관세가 특정 국가의 보조금으로 인한 불공정 경쟁을 시정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세이프가드는 수입 급증으로 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발동하는 긴급수입제한 조치다.


유럽 현지에서 중국 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 중인 현대차·기아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수입규제가 강화되면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현대차·기아의 판매 경쟁 부담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 할인과 판촉을 확대해온 현대차·기아로서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이미 구축한 유럽 현지 생산기지는 추가적인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체코 노쇼비체 공장에서 투싼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코나 일렉트릭 등을 생산하고 있다. 기아 역시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계열을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체코와 튀르키예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유럽 전체 판매의 약 80%를 차지한다. 체코 공장에서는 전체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향후 수입규제가 중국을 넘어 한국산 자동차로 확대되더라도 현대차·기아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EU 역내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차량은 일반적인 수입 세이프가드의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 아닌 만큼, 중국 내 생산에 의존해 유럽으로 완성차를 수출하는 업체보다 부담이 적을 수 있다.


현지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슬로바키아 노바키에 연간 최대 28만대 규모의 전기차 구동시스템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가동했다. 기존 체코와 스페인의 배터리 시스템 생산기지에 이어 전동화 핵심부품의 현지 공급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중국차에 대한 규제 강화가 현대차·기아의 경쟁력 확대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국 업체들의 판매가 위축되더라도 해당 수요가 현대차·기아로 이동한다고 볼 수 없어서다. 폭스바겐과 르노, 스텔란티스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도 현지 생산기반과 공급망을 앞세워 전기차·하이브리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EU의 보호무역 기조가 중국차 견제를 넘어 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경우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기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유럽 업체들은 오랜 기간 구축한 생산설비와 부품 조달망을 갖추고 있어 역내 생산과 현지 부품 사용을 우대하는 정책이 확대될수록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현대차·기아에는 경쟁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만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까지 유리해지는 것은 아닌 만큼 현지 생산 차종을 늘리고 부품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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