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은 시차, 대출은 조정 예고…주택시장 추가 규제에 ‘촉각’
입력 2026.10.06 15:10
수정 2026.10.06 15:12
李대통령, 공급 확대·대출 조정·세제개혁 추진 시사
공급 부족 속 대출 더 조이면 실수요 위축·전월세 불안
서울 시내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와 대출·세제를 통한 수요 관리 의지를 거듭 내비치자 시장에서는 추가 규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택 공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 사이 대출 규제 등을 통해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수요 억제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전월세시장 불안을 키우는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엑스(X·옛 트위터)에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대한민국이 부동산 폭탄 돌리기 끝에 잃어버린 30년을 맞게 할 수는 없다”며 “정부는 부동산 투기공화국 탈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요인에 대해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인허가가 급감해 시차를 두고 주택 공급물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 단기적 집값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수도권 집중과 주택 투기를 권장하는 과도한 대출, 불공정한 세제 등은 중장기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얼마 전부터 인허가 및 착공이 대폭 늘고 있다”며 “신규 택지 개발과 기존 부지·건축물의 주거용 변경이 속도를 내고 있어 공급도 곧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초과 세수를 활용해 청년과 중산층용 공공 장기임대 주택을 조기에 대량 공급하겠다”며 “행정기관과 공기업의 지방 이전, 지방중심의 3대 메가 7대 씨드 프로젝트 가동 등 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세계 최고 수준인 가계대출 조정과 조세 정의에 부합하는 세제개혁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높고 가계대출이 많은 만큼 생산적 금융으로의 자금 이동 흐름과 국제 기준금리 추이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공급 확대와 함께 금융·세제를 통한 수요 관리를 병행하겠다는 의미로 보고 있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투기 수요와 가계대출, 세 부담 등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함께 손보겠다는 기조로 읽힌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향후 대출과 세제 분야에서 어떤 추가 조치가 나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각종 규제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출 한도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부동산 관련 세제 등을 추가로 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9월 넷째 주까지 86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넘어섰다.
다만 수요 억제 강도가 높아질 경우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이미 상승세가 가파른 전월세 시장에 추가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여력이 줄어 매매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 경우 전월세 수요가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9월 넷째 주 전주 대비 0.16% 올라 올해 누적 상승률이 8.18%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8.19%)과 불과 0.01%포인트 차이다.
전월세 가격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8000원으로 2년 전보다 14.9% 상승하며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도 132만원에서 164만1000원으로 24.3% 뛰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서울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는 집값에 대한 시장의 기대 심리가 더 오를 것이란 방향으로 상당 부분 굳어진 상황”이라며 “정부가 추가 규제를 내놓는다고 해서 단기간에 분위기가 바뀌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공급 역시 정책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토지 확보부터 인허가와 착공, 준공·입주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공급 확대 방침이 실제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물량으로 얼마나 빠르게 이어질 수 있을 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