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심위, 온라인 불법·유해정보 방치 논란…경찰청 심의요청 반영 '5.7%' 불과
입력 2026.09.27 15:21
수정 2026.09.27 15:21
기관별 요청방식·결과회신 '제각각'
방미심위와 기관 간 통계도 어긋나
김장겸 "與, 정쟁으로 심의공백 장기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9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경찰청이 요청한 온라인 불법·유해정보 상당수가 제때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주도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파행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출범 이후 장기간 이어진 심의 공백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의원(국민의힘)이 27일 경찰청과 방미심위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7월까지 온라인 불법·유해정보 1만 8156건에 대해 방미심위에 심의를 요청했지만, 시정요구까지 이어진 것은 1027건으로 약 5.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방미심위는 지난해에도 경찰청 심의요청 9344건 가운데 시정요구는 2437건으로 약 26.1%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2023년 2만 6104건의 심의요청 가운데 1만 4679건이 시정요구로 이어져 56.2%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0분의 1 수준이다. 2024년에도 2만 335건 중 9736건으로 47.9%였으나, 2025년 26.1%, 올해 7월까지 5.7%로 크게 떨어졌다.
경찰청이 심의를 요청하는 정보는 주로 음란·성매매, 디지털성범죄 등 신속한 차단이 필요한 불법·유해정보다. 방미심위는 심의에 착수하기 전 플랫폼이 자율적으로 삭제했거나 중복 요청 등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 탓에 경찰청의 전체 심의요청 건수와 방미심위 통계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방통위 시절과 비교해 최근 시정요구 실적이 급감한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심의 공백이 있다고 김장겸 의원실은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방미심위가 새로 출범했지만, 방미심위 위원 구성이 지연되면서 약 5개월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방미심위 1기 위원 9명의 구성이 완료된 것은 올해 3월이었고, 당시 심의를 기다리던 안건은 방송심의 9280건, 통신심의 약 17만건, 디지털성범죄정보 2만 9360건 등 20만 건을 넘은 상태였다.
문제는 심의 지연뿐만 아니라 불법·유해정보를 접수하고 처리하는 시스템 자체에도 구조적 허점이 있다고 김 의원실은 지적했다.
현재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은 △공문 △온라인심의신청시스템 △불법정보공조시스템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방미심위에 심의를 요청하고 있다. 요청 및 결과 회신 방식이 표준화돼 있지 않은 탓에 기관 간 통계도 크게 어긋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찰청은 지난해 방미심위에 9344건의 심의를 요청했다고 집계했지만, 같은 기간 방미심위가 집계한 경찰청 요청 건수는 309건에 불과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역시 지난해 3191건을 요청했다고 집계한 반면 방미심위 통계에는 1674건으로 나타났다.
심의 결과를 회신하는 방법도 통일돼 있지 않아, 심의를 요청한 기관은 답답함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온라인심의신청시스템을 사용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경우 처리 건수는 확인할 수 있지만 개별 신고가 왜 처리되지 않았는지, 실제 삭제·차단이 이뤄졌는지 구체적인 결과를 확인하기 어렵다. 성평등가족부는 직원이 직접 시스템 화면을 하나씩 확인해 처리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장겸 의원은 "민주당이 정쟁에 매몰돼 방심위 정상화를 방해하고 방미심위 출범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심의 공백이 장기화됐다"며 "그 피해는 음란물·디지털성범죄·불법도박·마약정보 등에 노출되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의 공백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한계로 어느 기관이 무엇을 요청했고, 어떤 이유로 심의됐거나 제외됐으며, 실제 삭제·차단됐는지를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면서 "심의요청부터 처리 결과까지 관계기관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