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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 입원도 '중대사고'…"엄격한 기준이 안전 보장하는 것 아냐" [승강기 안전의 조건 ③]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9.26 06:00
수정 2026.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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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는 부상자 1명, 건설은 10명…‘제각기’ 중대사고 기준

조사·행정 처리 부담…“고위험 설비·작업 점검에 집중해야”

행정 효율화 必…행안부도 ‘1주 이상 입원’ 조항 정비 추진

AI 이미지

사고를 ‘중대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법마다 다르다. 사망자가 발생했는지뿐 아니라 다친 사람이 몇 명인지, 얼마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따라 분류가 갈린다. 승강기의 경우에는 일주일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명만 발생해도 중대한 사고에 해당한다. 승강기 업계가 안전 규정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지점이다.


요구의 핵심은 사고의 피해 정도에 맞게 행정 절차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폭넓은 부상 사고를 중대한 사고로 다루면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이고, 치명적인 추락·끼임 사고를 예방하는 데 인력과 시간을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승강기 업계는 다른 안전 관련 법령과 비교해 부상 사고의 기준이 엄격하다고 토로한다. 현재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령은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사고 발생일부터 7일 이내 의사의 최초 진단 결과 1주 이상 입원 치료 또는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를 중대한 사고로 규정한다.


법령별 중대사고 기준

반면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은 중대한 건설사고의 인명피해 기준으로 사망자 3명 이상 또는 부상자 10명 이상을 제시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상 중대재해에는 사망자 1명 이상, 3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등이 포함된다. 부상자의 수와 치료 기간 모두 승강기 분야와 차이가 있다.


소관 부처도 승강기 안전관리법은 행정안전부, 건설기술진흥법은 국토교통부, 산업안전보건법은 고용노동부로 나뉜다. 법령마다 적용 대상과 목적은 다르지만, 건설과 승강기 설치 등 여러 작업이 함께 이뤄지는 현장에서는 관련 기준과 대응 절차를 함께 파악해야 한다.


신축 아파트처럼 여러 공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현장이 대표적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작업 내용과 경위에 따라 적용 법령과 보고·조사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유사한 수준의 부상이라도 법령별로 중대한 사고에 해당하는 기준이 달라 현장의 혼선을 키울 수 있는 구조다.


사고 이후에는 현장 확인과 관계자 조사, 자료 검토 등이 이어진다. 업체는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원인과 책임을 둘러싼 다툼이 생기면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피해 정도가 다른 사고에 대해 조사 범위와 절차를 더 세밀하게 구분해 달라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선 지나치게 넓은 사고 기준이 오히려 ‘안전의 비효율’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사고 조사와 행정 처리에 인력이 쏠리면서 노후 승강기의 정밀 점검이나 작업자의 추락·끼임 사고 예방에 투입할 여력이 줄어든다는 우려다.


설비 이상과 작업 중 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내려면 전문 인력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펴야 한다. 피해 정도에 맞춰 조사 범위와 절차를 조정하고, 확보한 여력을 고위험 설비와 작업 현장에 투입하자는 것이 제도 개선 요구의 취지다.


정부도 최근 이러한 규제 합리화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행정안전부는 승강기 중대사고 기준이 다른 법률에 비해 과중하다며 ‘1주 이상 입원’ 조항을 정비하는 내용의 승강기 안전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국내 승강기 업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고에도 승강기안전공단의 인력이 투입돼 현장 조사를 벌이고, 방대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연관 산업 사이에도 법령 간극이 커 현장에서는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의 불일치가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정작 집중해야할 치명적 사고 예방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며 “정부 차원의 법령 정합성 제고와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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