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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류 멸망?"…지금은 수명 연장 '신약 개발' 도우미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9.13 05:00
수정 2026.09.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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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도입으로 신약 발굴 기간 최대 '3년'까지 줄어

한미약품, AI로 찾은 비만약 미국 임상 1상 진입

SK바팜·대웅 등도 AI로 신약 '후보군' 확보 매진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만 AI를 잘 활용해도 전체 신약 개발 기간의 5분의 1을 단축할 수 있다. 이미 몇몇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AI로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도 임박했다. 기술을 통해 신약 개발의 가장 큰 부담 중 하나인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다케다약품공업은 내년 1분기 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글로벌 규제 기관에 판상건선 신약 후보물질 '자소시티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자소시티닙은 미국 AI 기반 신약설계 기업 님버스 테라퓨틱스가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중국 바이오텍 인실리코 메디슨이 자체 AI 모델로 발굴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후보물질 '렌토서팁'도 중국 현지에서 임상 3상에 진입했다. AI가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이 후기 임상 시험 단계에 속속 도달하는 모습이다. 본격적으로 AI가 도입되기 시작한 지 5년 만에 나타난 성과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발 빠르게 AI 도입에 나선 것은 '시간'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AI 도입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은 기존 3~4년에서 최대 1년 1개월까지 줄었다. AI 모델로 발굴된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1상을 통과하는 비중도 10건 중 8건으로 집계됐다. 기존에 사람이 발굴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공률이 2배 가까이 늘었다. 효율성 하나는 확실하게 입증된 셈이다.


그런 만큼 국내 제약사들도 AI 모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성과가 난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AI 플랫폼 '한미 AI 드라이븐 리서치 플랫폼(HARP)'으로 설계한 비만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17321'은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했다. AI 모델로 설계한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시험 단계에 도달한 국내 첫 사례다.


활발한 외부 협업에 나서는 제약사도 있다. SK바이오팜은 SK텔레콤과 협업한 AI 모델로 암세포 표면 단백질 'ROR1'에 결합하는 초기 유효물질 2종을 발굴했다. 암세포만 표적해 항암 치료에 나설 수 있는 기틀을 다진 것이다. 여기에 인실리코 메디슨과도 중추신경계(CNS) 신경면역 분야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연구개발(R&D) 계약을 맺었다.


대웅제약은 화합물 8억종의 정보를 모은 데이터베이스 '다비드(DAVID)'를 구축했다. 다비드에 쌓인 정보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AI 플랫폼 '데이지(DAISY)'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관련 파이프라인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다른 국내 제약사들도 잇따라 자체 AI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이미 자체 AI 플랫폼 '제이웨이브'로 신약 후보물질 10여종을 발굴했다. 동아쏘시오그룹도 지난 7월부터 IT 계열사 디에이아이(DAI)와 함께 만든 AI 플랫폼 'AI 드러그 디스커버리 플랫폼(AIDDP)'를 가동하고 있다.


김민석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은 "AI는 신약개발 전 과정에 걸쳐 효율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기술로 부각되고 있다"며 "유전체, 단백질 등 방대한 생물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신약 후보물질의 특성과 반응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탐색부터 전임상, 임상까지 막대한 데이터와 시간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AI 기술의 활용 가치가 크다"며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과 적응증을 탐색하는 것을 넘어 약물의 효능과 안전성을 예측하는 등 R&D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 모델을 도입한 회사와 아닌 회사 간에 향후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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