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檢수사관이 착수한 수사, 지휘 검사가 개시한 것" 재확인
입력 2026.09.09 10:57
수정 2026.09.09 10:58
'검찰청법 위반' 공소기각한 2심 파기…서울중앙지법 환송
대법 "검사 지휘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면 그 자체가 개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뉴시스
검찰수사관이 착수한 수사도 검사가 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리를 대법원이 재확인했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미술대학원 주임교수 A씨와 대학원생 B씨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상고심에서 공소기각으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국내 미술대학원 원장이던 A씨는 2019년 9월 미술학과 제자 B씨로부터 현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기소된 B씨는 2022년 5~7월 3차례에 걸친 감사원 출석 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은 혐의(감사원법 위반)도 적용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3000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B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검찰청법상 이 사건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에 위반돼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며 공소기각 판결했다.
검사는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한 검찰청법 제4조 제2항을 위반했다는 게 항소심 판단이다. 이 사건은 감사원의 수사요청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배당됐다. 이후 검찰수사관이 C 검사 지휘로 수사에 착수했고 D 검사가 송치받아 추가 수사 후 기소했다.
2심은 D 검사가 수사 개시 검사이자 기소 검사라고 봤다. 검사의 수사 보조자인 검찰수사관은 사건을 송치할 수 있는 독립적인 지위에 있지 않아 사건을 넘겨받은 D 검사가 수사 개시 검사로 봐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대법원 1차 수사를 담당한 수사기관은 처음 수사에 착수한 검찰수사관을 지휘한 C 검사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찰수사관이 어떤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면 이는 검찰수사관의 수사 개시가 아닌 검사 자신의 수사 개시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수사는 감사원 요청으로 시작됐고 수사를 담당한 검찰수사관이 참고인 진술조서와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는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수사 행위에 착수했으므로 수사가 개시됐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C 검사의 지휘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을 때 수사가 개시된 것"이라며 "D 검사가 송치받아 추가로 수사하고 공소를 제기했더라도 '검사 자신이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한 것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