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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6] 런웨이 걷고 링 위선 주먹질…눈길 끈 로봇들, '실전'은 아직

베를린(독일)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07 08:28
수정 2026.09.0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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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사족보행 로봇, 춤·백플립·복싱까지…전시장 곳곳서 이색 시연

LG 클로이드 앞엔 사진 대기줄…가사·산업 현장 겨냥한 '미래 로봇'도 총출동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열린 '로봇 온 더 런웨이' 무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객들에게 걸어가고 있다ⓒ임채현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매해 열리는 최대 가전쇼, IFA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런웨이에 올랐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관람객에게 손을 흔드는가 하면, 백플립과 태극권, 다리 찢기까지 선보였다. 로봇이 동작을 바꿀 때마다 객석에서는 휴대전화를 꺼내 드는 모습이 이어졌다.


'로봇 온 더 런웨이(Robots on the Runway)'는 IFA가 올해 직접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유니트리, 도봇, 딥로보틱스, 애지봇 등 로봇 업체들이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동반자 로봇을 무대에 올렸다. 로봇의 존재감이 커진 배경에는 중국 업체들의 대규모 참가가 있다. 올해 IFA에는 49개국 190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중국 업체가 932곳에 달했다. TCL·샤오미 뿐만 아니라 로보락·DJI 등도 로봇을 앞세워 전시장 곳곳을 채웠다.


유니트리 부스.ⓒ임채현 기자

로봇 구경은 무대에서 끝나지 않았다. 중국 로봇업체 유니트리 부스에는 아예 권투 링이 차려졌다. 헤드기어와 글러브를 낀 휴머노이드 로봇 'G1' 두 대가 서로 주먹과 발을 주고받았다. 공격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숙이고 다시 상대를 향해 주먹을 뻗을 때마다 링 주변으로 관람객들이 몰렸다.


스타트업과 미래 기술이 모인 'IFA 넥스트'에서도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여러 대가 음악에 맞춰 동시에 춤을 추고, 피아노 건반을 누르거나 물건을 집어 옮기는 등 업체마다 로봇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연을 이어갔다.


TCL 에이미.ⓒ임채현 기자

사람과 교감하는 모습으로 시선을 끄는 로봇도 있었다. TCL의 가족용 동반자 로봇 '에이미(AiME)'는 관람객이 머리를 쓰다듬자 아이처럼 웃음소리를 내는가 하면, 관람객의 시선에 맞춰 고개를 움직였다. 샤오미가 전시한 휴머노이드 '사이버원'은 사람이 손바닥을 내밀면 손가락을 움직여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손 모양에 맞춰 반응했다.


LG전자 부스에서는 가정용 로봇 'LG 클로이드(CLOiD)' 주변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전시장 입구 'AI 오케스트라'에서 하얀 가발을 쓰고 지휘자로 등장한 클로이드가 팔을 움직이며 가전들을 지휘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시연을 마친 클로이드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IFA 2026 메세 베를린 LG전자 부스. LG클로이드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IFA 2026 메세 베를린 LG전자 부스. LG클로이드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임채현 기자

로봇청소기 업체들의 시연도 한층 과감해졌다. 평평한 바닥을 오가는 데서 벗어나 다리를 이용해 문턱이나 계단을 넘는 제품이 등장했고, 잔디를 깎거나 수영장을 청소하는 로봇처럼 활동 무대를 집 밖으로 가져간 제품들도 곳곳에 자리했다.

중견 기업들도... 유럽 시장 '노크'

대기업뿐 아니다. 유럽 내 자체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중견·중소 가전업체에는 IFA가 현지 바이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쿠쿠는 올해 밥솥과 멀티쿠커, 정수기, 커피머신, 뷰티기기 등 49개 모델을 들고 베를린을 찾았다. 현재 독일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1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유통망과 접점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IFA에 참가한 하츠도 후드와 인덕션을 비롯해 싱크볼, 수전, 음식물처리기까지 전시 품목을 늘렸다. 음식물처리기의 경우 당장 유럽 출시를 확정하기보다 현지 소비자와 바이어 반응을 살펴 사업성을 가늠하는 성격이 강했다. 전시회가 제품을 알리는 자리인 동시에 해외 진출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하는 셈이다.

볼거리는 화려해졌지만…아직은 '미래 로봇'

전시장에서 로봇이 보여주는 동작은 눈에 띄게 다양해졌지만, 가사나 산업 현장을 겨냥한 로봇 상당수는 아직 미래의 활용 모습을 보여주는 단계에 가까웠다. 춤과 백플립처럼 미리 정해진 동작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빨랫감을 옮기고 음식을 만들거나 물건을 집는 시연도 등장했지만 움직임은 대체로 사람보다 느렸다. 가정처럼 물건의 위치나 주변 상황이 계속 달라지는 공간에서 여러 작업을 연달아 수행하는 모습은 제한적으로 볼 수 있었다.


IFA도 비슷한 문제를 따로 짚었다. 올해 공식 프로그램에는 'Robots That Can't Walk - What the Humanoid Industry Will Really Sell Us in 2026' 세션이 마련됐다. 전시장에서는 화려한 동작을 선보였지만, 실제 창고나 작업 현장에서는 아직 안정적으로 일을 맡기기 어렵다는 현실을 다룬 자리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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