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조각투자 넘어 주식·채권까지…토큰증권 판 키운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04 10:15
수정 2026.09.04 10:15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내년 2월 사모 MMF·사모사채부터 토큰화

기초자산 묶음 발행·장래매출채권도 허용

금융당국이 토큰증권 대상을 주식·채권·펀드로 확대하고 기초자산 묶음 발행과 장래매출채권 조각투자를 조건부로 허용한다. ⓒ금융위원회

그동안 금지됐던 여러 기초자산의 ‘묶음 발행’과 장래매출채권을 활용한 조각투자가 조건부로 허용된다.


토큰증권의 범위도 조각투자에서 주식·채권·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으로 확대된다.


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의 기초자산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은 조각투자 중심이었던 토큰증권을 기존 금융상품으로 확장한 것이다.


그동안 토큰증권 인프라 논의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권리관계가 단순한 조각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미국의 사모 MMF 토큰 ‘비들(BUIDL)’과 홍콩의 녹색국채 토큰화 등 해외에서 기존 금융상품을 토큰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금융당국도 주식·채권·펀드까지 포괄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관련 개정법이 시행되는 내년 2월부터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와 사모사채를 우선 토큰화한다.


비상장주식은 전자증권으로 발행된 주식을 예탁결제원이나 신탁업자에 맡긴 뒤 토큰 형태의 신탁 수익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공모 조각투자증권도 이때부터 토큰 형태로 발행할 수 있다.


이후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 시장 수요 등을 살펴 공모 증권으로 토큰화 대상을 넓힌다.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온체인 결제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주식 토큰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시범사업도 병행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참고해 구체적인 거래 모델을 점검할 예정이다.


조각투자 시장에서는 그동안 허용되지 않았던 여러 기초자산의 집합화와 장래매출채권을 활용한 증권 발행이 조건부로 허용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12월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서 여러 기초자산을 하나로 묶는 집합화와 장래매출채권 등 불확실한 사건에 연계된 자산의 증권화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운영되는 시장인 만큼 기초자산의 부실이나 가치평가의 불확실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번에 마련된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모범규준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이들 자산을 활용한 조각투자증권 발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모범규준은 즉시 시행된다.


우선 같은 종류의 기초자산은 여러 개를 묶어 하나의 조각투자증권으로 발행할 수 있다.


집합화의 기준과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부실자산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


개별 자산의 가격과 위험, 수익구조 등도 투자자가 구분해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한 번에 묶을 수 있는 자산의 수와 최대 합산가액은 기초자산의 특성을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규모가 작아 단독으로 증권화하기 어려웠던 자산도 여러 개를 묶어 하나의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게 된다.


다만 국제 표준특허 조각투자는 추가 검토 대상으로 남겨뒀다.


표준특허는 여러 국가에 등록된 특허를 묶어 거래하고 해외 특허풀이 실시료를 징수·분배하는 구조다.


집합화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기초자산을 원활하게 처분할 수 있는지와 특허풀에 실시료 징수·분배 업무를 맡길 수 있는지 등을 더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래매출채권처럼 미래의 불확실한 사건과 연계된 자산도 조각투자 대상에 포함된다.


다만 이미 체결된 물품공급계약이나 매매계약 등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해 권리를 명확히 특정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당 매출이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신용보완 등 강화된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갖춰야 한다.


기초자산의 범위를 넓히는 대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모 기준도 마련했다.


금융위는 일반투자자의 1인당 청약한도로 ‘3000만원과 전체 발행금액의 5% 가운데 작은 금액’을 표준 사례로 제시했다.


구체적인 한도는 기초자산의 종류와 발행 규모, 투자자의 위험 감내 수준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했다.


특정 투자자에게 공모 물량이 몰리지 않도록 일반투자자 배정 비율과 균등배정 최소 비율을 사전에 내규로 정하는 방안도 권고했다.


발행인은 기초자산의 가격과 위험, 수익구조를 비롯한 발행·유통 관련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수수료 체계와 신탁 종료 시 자산 처분 및 투자금 배분 절차도 투자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새 모범규준을 토대로 증권신고서를 심사하고 조각투자 상품의 공모 발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과 함께 조각투자의 또 다른 유형인 투자계약증권은 엄격한 개별 심사 체계를 유지한다.


현재 발행된 투자계약증권은 투자자들이 미술품이나 한우 등 사업의 핵심 자산을 공동 소유하는 방식이다.


증권을 양도하더라도 공동소유 지분을 별도로 변경해야 해 유통에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공유지분형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을 활성화하고 순수 사업형 투자계약증권의 투자자 보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올해 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토큰증권을 조각투자에만 머물게 하지 않겠다”며 “전략적·단계적 접근을 통해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기존 금융상품도 토큰 방식으로 발행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