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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독 오른 FIFA와 맹탕 청문회…월드컵 후폭풍 시달리는 축구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8.03 21:02
수정 2026.08.03 21:02

48개국 출전 최대 수입, 하지만 무리한 사업 확장

국내 축구 또한 국회 청문회 열리는 등 후폭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 REUTERS=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여러 의미에서 역사적인 대회였다.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났고 경기 수 역시 대폭 증가했다. 흥행은 기대 이상이었다. FIFA는 중계권과 스폰서십, 입장권 판매 등을 통해 최대 150억 달러(약 21조 원)에 달하는 수입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역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서도 손꼽히는 상업적 성공이다.


하지만 대회가 끝난 뒤 FIFA는 잇따른 무리수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월드컵이 '세계인의 축제'에서 '거대한 수익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식 스포츠 산업 모델이 본격적으로 접목된 대회였다. 혹서기를 고려한다는 명분 아래 전·후반 중간 수분 보충 시간이 도입됐고, 이 시간은 사실상 TV 광고를 위한 새로운 상업 공간으로 활용됐다. 경기 흐름보다 광고 가치가 우선시됐다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뒤따랐다.


여기에 FIFA는 2030년 월드컵부터 참가국을 64개국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기 수와 중계권, 스폰서 노출이 늘어나는 만큼 수익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FIFA는 최근 월드컵과 클럽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 권리를 전담할 자회사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이 자회사 지분 일부를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구상이었다. FIFA는 이를 통해 개발기금을 확대하겠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축구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월드컵은 투자 상품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UEFA는 FIFA가 축구계와 아무런 협의 없이 비밀리에 계획을 추진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필요하다면 FIFA 주관 대회 보이콧까지 검토하겠다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실제로 UEFA 55개 회원국은 공동 대응에 나섰고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결국 FIFA는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감독. ⓒ국회사진기자단

국내 역시 월드컵 후폭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조별리그서 탈락했고, 여론은 폭발했다. 결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청문회를 열어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등을 증인으로 세웠다.


그러나 청문회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축구 행정과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분석하기보다는 정치 공방과 보여주기식 질의가 반복됐고, 실질적인 개혁 방안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적 관심을 모은 자리였지만 정작 축구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는 깊이 있게 다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변화도 있다. 박지성과 이영표를 중심으로 출범한 K-축구혁신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며 대표팀 운영 시스템과 협회 지배구조, 유소년 육성, 지도자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을 시작했다.


물론 혁신위원회는 법적 권한이 있는 조직은 아니다. 강제력을 행사할 수도 없다. 하지만 국민적 신뢰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각종 자문 기구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협회가 더 이상 여론을 외면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만으로도 의미는 적지 않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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