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룰 마침표 찍었지만…민주당 '청년최고위' 갈등은 계속
입력 2026.07.16 05:30
수정 2026.07.16 05:30
전대룰 확정…선호투표 논란 일단락
청년최고위 부결에는 공개 공방
'청년 확대'냐 '절차 우선'이냐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계파 반발로 청년최고위원제 도입 좌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선호투표제 도입을 담은 당규 개정안을 의결하며 전당대회 경선 방식을 최종 확정했으나, 선출직 청년최고위원제 신설 불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부결된 청년최고위원제를 놓고 공개 공방이 벌어졌다. 회의 도중은 물론 종료 직후까지 설전이 이어지며 청년 대표성 확대를 둘러싼 지도부 내 시각차가 다시 한 번 드러났다.
이날 대립은 청년 정치를 전당대회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과,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헌·당규 개정과 준비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절차론이 맞부딪친 결과다.
회의 초반에는 청년최고위원제 도입을 주장해 온 최고위원들의 강한 비판이 쏟아졌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다수의 최고위원 반대로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은 무산됐다"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황 의원은 "청년의 목소리를 당의 중심에 두자는 최소한의 제도조차 거부하면서 무슨 당원주권을 말하고 당의 미래를 말할 수 있느냐"며 "청년의 손을 뿌리친 결정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청년 최고위원은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니고 시대정신이자 당원 주권 실현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대대적인 청년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뒤이어 발언에 나선 박규환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의 원칙과 후보 등록 일정을 고려한 법리적 한계를 짚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누구나 인정하듯이 당의 모든 의사 결정과 운영은 당헌·당규에 기반을 두어야 하며 전당대회준비위원회도 예외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전준위가 당초 당헌 위반이 아니라고 강변하다가 결국 위법성을 해소하기 위해 당규를 개정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당헌·당규 위반을 지적하는 최고위원회를 겁박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더니 결국 당규를 개정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모레부터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데 지금 당헌 개정 절차를 밟으면 전준위가 스스로 제시한 선거 일정을 치를 수 있겠느냐"며 절차적 모순을 비판했다.
이러한 절차론적 시각은 정청래 전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한민수 의원의 발언을 통해서도 일관되게 확인된다.
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민주당이 젊은 세대와 청년 세대의 고충을 더 끌어안아야 한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청년 최고위원 제도를 도입할 만한 가치도 충분하다"면서도 "선출직 청년 최고위원제는 당규뿐 아니라 헌법과 같은 당헌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짚었다.
그는 "당헌 개정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고 당원들 사이에서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당장 내일모레가 후보 등록일인데 목전에 두고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 몫 중 한 자리를 청년에게 배정해 공정한 선출 과정을 거쳐 임명하는 방식이 실질적으로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준비되지 않은 제도의 즉각적인 도입은 청년 대표성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청년최고위원 도입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당헌 개정과 후보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이번 전당대회 적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취지"라며 "후보 등록을 앞둔 상황에서 보통의 청년 당원들이 출마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어려운 만큼 충분한 준비 없이 제도를 시행하면 오히려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대표의 최고위원 지명권을 활용해 청년 중에서 선출된 사람을 지명해 주자는 제안을 결국 전준위도 받아들여 권고안으로 정리했다"며 "이제는 서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전당대회를 아름답게 치르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논리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공개회의가 끝난 직후 회의장 안에서는 감정 섞인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 최고위원이 박 최고위원을 향해 "그동안 논의한 일주일 동안 당헌당규를 개정할 수 있지 않았느냐, 하려고 아이디어를 냈지 않느냐"고 쏘아붙이자, 박 최고위원은 "위반한 게 아니지 않느냐. 개정하면 될 일을 왜 위반이 아니라고 억지를 부려놓았느냐. 하려면 제가 하라고 요청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쳤다. 선호투표제 당규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누적된 앙금과 청년최고위원제 무산에 대한 책임 공방이 현장에서 그대로 폭발한 것이다.
한편 당 지도부는 투표 룰과 관련된 규정 정비가 마무리된 만큼 더 이상의 정쟁을 접고 전당대회 실무 준비에 전념하겠다는 방침이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데일리안에 "경선 방식과 관련해서는 어제 결론이 다 난 것"이라며 "이제는 본 게임이 시작되는 단계"라고 기조를 명확히 했다.
최고위 내부의 공방에 대해서는 "표결을 통해 결과가 나왔으니 각자 의견을 개진하고 방어한 것"이라며 "선출직 청년최고위원제에 관한 논의는 일단락됐으며 향후 구체적인 청년 최고위원 관련 문제는 차기 지도부가 새로 구성된 이후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